죄수이자 엄마로서 산다는 것
2019년. 사진작가 자드위가 브론테는 동유럽 몰도바의 감옥 두 곳에서 10개월을 보냈다. 여성 수감자와 어린 자녀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서다.
브론테가 진행한 `더 굿 메모리즈` 프로젝트는 어머니와 자녀 사이 연대를 강화해주기 위해 시작됐다.
브론테는 여성 수감자가 어린 자녀를 만나 즐거운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김으로써 죄수가 아닌 어머니가 지녀야 할 책임감을 되새기고 출소 이후 관계 회복을 도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수감자들이 감옥에서 겪는 어려움이 아닌 "자녀와 특별하고 소중한 관계"에 집중하며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브론테는 또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 "관계자 외에는 사진이 감옥 안에서 찍혔다는 것을 모르게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더 굿 메모리즈 프로젝트는 사진을 찍어주는 일 외에도 스냅 샷 앨범 제작, 스케치북 제작 등을 포함한다.
브론테가 촬영한 여섯 쌍의 어머니와 자녀 이야기를 소개한다.
엘리나와 아들 니콜라에
"저는 솔직하고, 의리 있고, 즐겁고, 우울하기도 한 사람이에요. 가끔 감성적으로 변하죠."
"풍족하지 않은 집안이었지만 유일한 자식이다보니 교육을 포함해서 원하는 걸 다 하면서 자랄 수 있었어요."
"제 모든 친구와 동급생들을 기억해요."
"저희가 했던 작은 장난들을 잊지 못할 거예요."
"신발 공장에 일하러 가서 첫사랑을 만났죠."
"아름다웠어요.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밑에서의 로맨틱한 산책은 저를 설레게 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삶이 바뀌었어요. 저를 수년간 감옥에 가둔 일에 연루됐죠."
"하지만 저는 항상 한낱 인간에 불과했어요. 아직도 그렇고요."
"제 남편이 될 사람을 만났고, 임신했고, 어린 남자아이에게 생명을 주었어요. 아이는 저를 완성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줬죠."
"지금 아이 아빠는 다른 가족을 꾸리고, 다른 삶을 살고 있어요."
"저도 지금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요. 저도 그 사람을 사랑하고요."
"그 사람에게도 제 아이가 전부고, 마치 자기 자식처럼 사랑해주고 있어요."
"최대한 빨리 이 벽을 벗어나서 아이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안나와 딸 소니아
"저는 여성이자, 네 아이의 어머니이자, 활동적이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하고, 로맨틱 TV쇼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저는 부모님과 두 명의 남자 형제, 한 명의 여자 형제 사이에서 자랐습니다."
"불행히도 부모님 두 분은 모두 돌아가셨고, 형제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요. 서로 연락하지 않고 있죠."
"제 친지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모에게 지지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제가 가진 최고의 기억은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기억이에요."
"그 기억은 제 영혼에 평생 남겨둘 거에요. 다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기억이니까요."
"결혼 생활을 10년간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 사람은 여기에 언급될 가치도 없다고 느껴요."
"그 사람과는 떨어져 산 지 꽤 됐어요."
"저는 두 아들과 두 딸이 있어요."
"막내 딸 이름이 소니아인데 지금 함께 사진을 찍고 있죠."
"불행히도 다른 아이들은 거의 보지 못해요."
"함께 있어 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죠."
엘레나와 아들 바니우샤
"제가 세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저는 4형제 중 1명이었어요. 하지만 배다른 언니와 오빠는 어머니의 양아버지가 카자흐스탄으로 데려갔죠."
"저와 제 동생은 삼촌과 함께 자랐어요."
"그러다가 동생은 다른 가족으로 입양 갔고, 저는 보육원으로 보내졌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제 언니와 오빠는 찾았는데, 아직 제 동생은 찾지 못했어요."
"학교 다닐 때는 엄청나게 행복했어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거든요."
"제 어린 시절 가장 아름다운 기억은 9살 생일 때인데요. 선생님이 제게 케이크와 선물을 가져다줬어요."
"선생님을 정말 사랑했어요. 제게는 어머니 같은 존재였거든요."
"어린 시절 최악의 기억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친척들이 저를 학교에서 장례식장으로 안 데리러 왔을 때요."
"동네 시장의 크로와상 회사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영업 직원으로 일했었어요."
"결혼은 한 번도 하지 않았고요."
"제 아이의 아버지는 제가 정말 사랑한 남자였어요."
"감옥에 수용돼 있었는데 제가 면회를 가기도 했죠."
"하지만 출소하고 나서 연락이 끊겼어요. 아이를 찾아오지도 않았죠."
"아이는 아름답고 똑똑한 아들이에요. 이제 2살이 됐죠."
"저는 활동적인 사람이에요."
"음악을 듣거나 TV 드라마 시리즈를 보는 걸 좋아해요."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요."
"출소하면 일도 하고 아이를 잘 교육해서 좋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할 거예요. 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요."
리우드밀라와 아들 룰리안
"저는 19살 때까지 부모님과 여자 형제 사이에서 자랐어요."
"그러다가 어머니가 아버지와 헤어지셨죠."
"저희 아버지는 저에게 소리를 지르고 때리기도 하셨어요."
"제 여자 형제를 더 좋아했죠."
"어머니와 여자 형제와 더 좋은 관계에 있었어요."
"몇몇 수업을 제외하고는 학교도 좋아했어요."
"미술, 음악, 스포츠, 로마어 수업 등을 좋아했죠."
"어린 시절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죠."
"20살 때 제 아이 룰리엔의 아버지와 사랑에 빠졌어요."
"대학은 가지 못했어요."
안젤라와 딸 아니우트카
"2살 때부터 아버지랑만 자랐어요."
"남자 형제가 있었는데 1살 때 어머니가 저와 아버지만 남겨두고 데려가셨죠."
"그 이후로 만나거나 얘기해본 적은 없어요."
"아버지는 친구같이 저와 함께 해줬죠."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랐지만, 교육은 잘 받았어요."
"중등 교육 과정을 다 받고 3년간 전문학교에서 파티시에 교육을 받았죠."
"제 어린 시절 최고의 기억은 아버지가 제 학교 친구들을 모두 모아 생일 파티를 해주셨을 때요."
"어린 시절 최악의 기억은 어머니가 저를 떠나고 다시 제 인생에 돌아오지 않은 것이죠."
"모성애가 무엇인지 모르고 자랐어요."
"제 남편과 저는 8년간 함께 했어요."
"6명의 아이가 있고요. 3명이 여자아이고 3명이 남자아이입니다."
"지금은 막내 아니우트카와 함께 있고, 나머지는 집에 있어요."
"벌써 7개월째 만나지 못했네요."
"제가 함께할 수 없는 점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라따와 아들 니콜라에
"두 남자아이가 있어요. 다이아몬드와 같죠."
"신이 제게 이 같은 보물을 주셨다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저는 다섯 식구와 함께 자랐어요. 여자 형제가 죽기 전까지는요."
"그 날 이후 저희는 예전과 같을 수 없었어요. 남이 됐죠."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어머니는 이후 재혼해 외국에서 살고 계세요."
"나머지 형제 2명하고는 잘 연락하지 않아요."
"학교 가는 건 좋아했는데, 몇몇 수업은 안 갔어요. 안 좋아했거든요."
"친구들과 축구를 하는 걸 더 즐겼어요."
"제가 가진 최고의 기억은 남자친구 바실이에요. 제10대 시절을 항상 함께 해줬죠."
"저를 챙겨주고, 달콤한 말도 많이 해주고, 서프라이즈 선물도 만들어줬어요.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죠. 최고의 친구였어요."
"그 아이와 사랑에 빠졌죠. 항상 저와 저를 키워주시는 이모 곁에 있어 줬기 때문이에요."
"그 아이만 믿었어요. 언제나 저를 보호해줬거든요."
"최악의 기억은 제가 16살 때 이모가 저를 매일 때린 기억이에요."
"그 일 이후 더는 참을 수 없어서 집을 뛰쳐나왔죠."
"다른 지역으로 가서 일을 시작했어요."
"돈도 벌고 자신을 스스로 챙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외국으로 나가 1년 반 정도 일을 했죠."
"모든 게 좋았어요. 문제가 생겨서 감옥에 수감 되기 전까지는요."
"근데 결국은 다 괜찮을 거에요. 신의 도움으로 다시 자유를 찾을 겁니다."
"아버지의 자식들과는 더는 연을 맺고 있지 않아요. 아버지가 외국에 있기도 하고 아이들도 기억해주지 않거든요."
"아이들은 제게 모든 것이에요."
"한 명은 저와 지금 감옥에 함께 있는데 다른 한 명은 감옥에서 먼 곳에 제 이모와 함께 있어요."
"1년 반 동안 못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