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너라 변칙'의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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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커도 부모 걱정은 늘 매한가지다.
"밤늦게 다니지 말고 일찍 들어오너라." 그런데 어떤 이는 "들어오너라" 하지 않고 "들어오거라"라고 한다.
'오+아라→오너라'로 바뀌는데, 다른 동사에서는 그런 예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다'의 명령형은 '오너라' 하나뿐이고, '오거라' 또는 '와라'는 인정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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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커도 부모 걱정은 늘 매한가지다. 그중 하나. “밤늦게 다니지 말고 일찍 들어오너라.” 그런데 어떤 이는 “들어오너라” 하지 않고 “들어오거라”라고 한다. 또 다른 이는 “들어와라” 하기도 한다. ‘오너라/오거라/와라’는 모두 해라체 명령형 서술어다. 같은 뜻을 전하면서 이들은 왜 이렇게 서로 다를까? 틀린 말은 없을까?
예전엔 ‘오너라’만 가능…지금은 모두 허용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모두 맞는 말이다. 예전에 ‘-너라’ 불규칙 활용이 있었다. 명령형 어미 ‘-아라’가 붙을 때 어미가 ‘-너라’로 바뀌는 현상을 가리켰다. 이 변칙은 특이하게 동사 ‘오다’류(‘오다’와 ‘건너오다, 들어오다’ 등 ‘-오다’로 끝나는 말)에서만 나타난다. ‘오+아라→오너라’로 바뀌는데, 다른 동사에서는 그런 예가 보이지 않는다. 이를 ‘너라’ 불규칙이라고 했다. 그래서 ‘오다’의 명령형은 ‘오너라’ 하나뿐이고, ‘오거라’ 또는 ‘와라’는 인정되지 않았었다.
2017년 3월 국립국어원은 이 주제를 놓고 깊이 있게 검토를 했다. 규범과 달리 사람들이 현실 언어에서 ‘오너라’보다 ‘오+아라→와라’를 더 많이 쓰기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오거라’도 썼다. ‘너라’ 불규칙 활용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문법이 바뀌어야 할 차례다. 문법은 언중이 실제로 쓰는 용법을 일반화하고 규칙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다’류에도 명령형 어미 ‘-아라’ 및 ‘-거라’가 결합할 수 있는 것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표준 문법에서 ‘너라 불규칙’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사전에서 ‘너라 불규칙 활용’ ‘너라 불규칙 용언’이란 올림말도 삭제됐다. ‘-너라’는 이제 ‘오다’류 동사에 붙어 쓸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명령형 어미일 뿐이다. 동시에 올림말 ‘-아라’의 풀이도 ‘해라할 자리에 쓰여, 명령하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로 바뀌었다. 그전에는 <‘오다’와 ‘오다’로 끝나는 동사를 제외하고…>란 단서조항을 달고 있었으나 이제 그런 단서가 필요없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명령형 어미 ‘-아라(어라)’가 모든 동사에 붙어 쓰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문법은 현실 언어 반영…‘너라/거라’ 변칙 사라져
‘-너라’가 불규칙 활용의 개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오너라/오거라’는 여전히 ‘와라’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그것은 ‘-너라’와 ‘-거라’가 ‘-아라(어라)’보다 예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이는 그대로 사전 뜻풀이에 새로 추가됐다.
‘거라 불규칙 활용’, 즉 또 다른 명령형 어미 ‘-거라’는 ‘-너라’보다 더 먼저 속박의 굴레를 벗었다. 예전에 ‘-거라’는 ‘가다’와 ‘-가다’로 끝나는 동사 어간에 붙는 어미로 분류됐었다. 즉 ‘가다’를 해라체 명령형으로 쓸 때 ‘가+아라 → 가거라’가 되는 것이 규범이었다. 따라서 ‘가+아라→가라’는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거라’보다 ‘가라’를 더 많이 썼다. 더구나 이 어미는 ‘가다’류 동사에만 붙는 게 아니라 ‘먹거라, 자거라, 말하거라…’ 식으로 모든 동사에 자연스럽게 붙어 활용하기도 했다.

이런 언어현실을 문법에 반영한 게 ‘거라 불규칙’의 폐지였다. 사전 풀이도 ‘오다’를 제외한 모든 동사에 붙어 활용할 수 있게 바뀌었다. 그러던 게 2017년의 ‘너라 불규칙’ 폐지로 ‘-거라’ 용법은 한 번 더 변했다. 이제 ‘-거라’는 <‘오다’를 제외한>이란 단서조항마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오너라/오거라/와라’, 이 세 형태가 모두 표준 어법으로 수용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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