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 대상' 천식환자에게 마스크 착용 강제한 항공사

조회수 2020. 9. 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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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지젯 항공사는 자사 조종사 중 한 명이 마스크 착용 예외증을 가진 남성의 탑승을 제한한 것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발급 받은 예외증

호흡기 질병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제외된 남성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한 항공사가 사과했다.

영국 이지젯 항공사는 자사 조종사 중 한 명이 마스크 착용 예외증을 가진 남성의 탑승을 제한한 것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닉은 지난 8월 가족 방문을 위해 영국 저지섬에 왔다 개트윅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그는 여행 이전에 미리 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예외증을 발급 받아놓은 상태였지만 탑승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영국에서는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하지만 나이, 건강, 장애 등의 이유로 착용 의무에서 제외되는 이들도 있다.

영국에서는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마스크를 쓰지 못할 정도의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폐 기능 저하가 있을 경우 예외증이 발급된다.

자선단체들은 기업과 대중이 이러한 예외증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간 천식을 앓아온 닉은 "터틀넥이나 스카프만 둘러도 숨이 막히고 (마스크를 쓴채)숨쉬기가 엄청나게 어렵다"며 "가슴에 강철 벨트를 두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닉은 이러한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항공기에 탑승했지만, 계속해서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 받았다고 호소했다.

"직원이 6번이나 와서 말했어요. 저 때문에 30분이나 딜레이 됐다고요. 올 때마다 승객들의 적개심이 느껴졌어요."

"저를 모욕하고, 소리 지르고, 비웃었죠. 모두가 제 적처럼 느껴졌어요."

닉은 다급해진 나머지 영상 촬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상 속에는 조종사가 닉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을 시 내려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닉은 결국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에 동의했지만 1시간 이상 과호흡으로 고통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호흡을 제한하는 것만 제외하곤 무엇이라도 따르겠죠, 100명의 승객에게 조롱당하는 것보다 그게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정말 선택권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닉과 같은 사람 많다'

이지젯 측은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불가피한 경우 일부 승객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젯은 입장문을 내고 "최근 의료 진단서 등 정부 자료를 제시할 시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며 "직원들이 새로운 지침을 모르고 행동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지젯은 다만 닉의 행동이 "운영에 지장을 주는 행위"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같은 항공기에 탑승 중이던 다른 승객은 BBC에 닉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행동했다"고 반박하며 "직원이 그를 따로 불러내 이야기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가 일상 필수품이 되면서 호흡이 어려운 이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영국 천식 재단(Asthma UK)과 영국 폐 재단(British Lung Foundation)은 닉의 사건을 두고 "비참하다"고 말했다.

사라 맥패드옌 정책 담당 매니저는 닉과 같은 사람들이 많다며 "정부가 마스크 착용에 예외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폐 기능에 문제가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지만, 일부는 숨 쉬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며 "그들도 밖에 나가고 삶을 살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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