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바로크 복식과 해적왕 장 바르_하
[남보람의 전쟁 그리고 패션]
1. 17세기 바로크 복식의 모델, 장 바르
오늘날까지도 17세기 패션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장 바르 초상화다. 패션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장 바르는 '바로크 복식'의 표준모델과 같다. 장 바르의 복장을 뜯어보자.

더블릿 위에 입은 외투는 이 시대에 새로 유행한 코트 '쥐스토코르(Justacorps)'다. 원래는 장 바르가 안에 받쳐 입은 더블릿이 상의이자 외투 역할을 했다. 그러던 것을 루이 14세가 바꾸었다. 루이 14세가 입궐 시 복장을 통제하면서 왕실 공식 행사에 쥐스토코르를 입고 오도록 강제했다.
목장식은 오늘날 넥타이의 효시인 크라바트(Cravatte)다. 17세기 중후반에 유행해 정착한 것으로 비단이나 리넨으로 만들었으며 폭은 30㎝, 길이는 1m에 달했다.
쥐스토코르에 덮여 보이지 않는 하의는 반바지인 퀼로트(Culottes)다. 퀼로트는 '하의, 반쪽'을 뜻하는 프랑스어 'culot(퀼로)'에서 온 것인데 그 양식은 네덜란드 농부와 군인의 복장에 영향을 받았다.
지금까지 설명한 더블릿, 쥐스토코르, 퀼로트의 조합을 '(프랑스풍) 귀족적 시민복'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전에 유행하던 스페인풍 복식의 유행이 끝나고 실용적이고 직선적인 '네덜란드 시민복 양식(Dutch citizen types)'이 프랑스로 들어와 정착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유행의 핵심 키워드는 '전쟁'이었다. 17세기는 '30년 전쟁(1618~1648)'을 필두로 하는 전쟁의 시대였다. 전쟁이 일상화되고 일상은 전쟁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면서 전쟁터의 특성, 이를테면 직선, 실용과 같은 것이 패션에 반영됐다.
이렇게 알고 보면 장 바르는 패션 선도자였던 셈이다. 문제는 너무 시대를 앞지르는 바람에 당대 귀족에게는 비웃음 거리가 됐다는 것이다.
2. 역사의 신화와 실재
한편 장 바르의 일생과 그 속의 사건은 실재했다고 보기엔 너무나 드라마틱한 것이 많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일화가 그렇다.
베르사유 왕궁에 초대받은 장 바르에게 루이 14세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함선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나?" 장 바르는 대답했다. "허락하신다면 제가 직접 시범을 보여드리는 게 낫습니다." "어떻게 말인가?" "저쪽에 모여 있는 귀족 나리들이 적 함선이라고 치면 제가 이렇게 돌진해 침몰시켰지요." 말을 마치자마자 장 바르는 귀족들에게 달려들어 몸을 부딪혔고 귀족들은 놀라 쓰러진 채로 잠시 움직이지 못했다.
이 일화는 매우 유명해져서 '평민 출신의 전쟁영웅 장 바르가 잘난 척하는 귀족의 혼쭐을 내주었다'는 식으로 널리 구전됐고 곧 여러 버전으로 소설, 그림 등이 나왔다. 아래 작품이 그중 하나다.

위 일화는 과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일화뿐만이 아니다. 장 바르의 외모와 복장에 관한 묘사도 상당히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 평민에서 귀족으로 수직상승한 전쟁영웅의 입지전에 흥분한 호사가들이 한두 마디 붙인 이야기가 굴러내리는 눈덩이처럼 몸집을 불려 그리 된 듯하다. 역사에는 이런 일이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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