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고조되는 대만 위기가 다음 대통령에 줄 영향은?

조회수 2020. 10. 2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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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심상치 않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는 중국

중국이 정말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을까? 지금 많은 중국 관련 포럼에서 이에 대한 뜨거운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지난 13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광둥성 차오저우에 있는 해병대에 방문해 “전쟁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언론은 대만 침공이 임박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 확실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이 대만의 미래에 대해 긴급 논의를 할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중국과 미국은 대만을 두고 오랜 시간 대치해왔다. 베이징은 2300만 명 인구가 사는 섬인 대만이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반면 워싱턴은 대만의 중국의 관계가 평화롭게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교착 상태는 위태롭게나마 유지됐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시 주석의 야망

현재 대만과 중국의 관계가 지속 가능해 보이지 않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시 주석이다.

스티브 창 런던대 동양아프리카연구대학원 중국연구소 소장은 "시진핑은 대만을 되찾고 싶어 한다"며 "자신의 임기 내 이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인 중 일부는 대만의 완전한 독립을 원한다

오리아나 스카일러 마스트로 스탠퍼드대 중국 군사 전문가는 2018년 시 주석이 중국 주석직의 임기 제한을 헌법에서 삭제하면서 사실상 장기 집권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한다.

그는 "시 주석이 이전에 대만에 대해 했던 모든 말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며 "앞으로 그가 얼마나 더 주석직을 수행할지에 따라 대만 문제의 해법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창 교수는 시 주석은 자신을 위대한 역사적 인물로 평가한다며,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을 포함해 전 주석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해내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Map

그는 "대만을 다시 데려오는 건 덩샤오핑도 하지 못했고, 마오쩌둥도 하지 못 한 일”이라며 시 주석이 해내면 "그는 덩샤오핑보다 위대할 뿐 아니라 마오쩌둥을 뛰어넘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대만과 중국은 반드시 통일해야 한다며 이는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시 주석은 신중국 성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발전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30년의 시간이 남았지만, 시 주석이 대만과 중국의 통일을 서두르고 싶어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중국의 커지는 군사력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중국이 대만을 두고 미국과 전쟁을 벌일 시, 미국을 이길 수 있는 군사력을 가졌는지다.

마스트로 군사전문가는 "지난 20년 동안 많은 이들이 미국이 동맹국 방어에 직접 나설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는 과거에는 이것이 "미국 정부의 결심 문제”였다면, 중국의 군사력이 발전하면서 이젠 대만을 "도울 것인가가 아닌 도울 수 있는가"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중국군의 군사 기술은 많은 이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첨단화됐다. 지난해 10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최대규모 열병식 때 이 변화의 속도와 규모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열병식에는 중국이 자체 생산한 주력 장비들로 채워졌으며, 스텔스 무인기와 드론, 극초음속 무기 등 신형 첨단 무기도 여럿 등장했다.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략에 개입할 경우, 중국은 이 장비들을 사용해 미국 항공모함 전단을 공격할 수 있다.

전 미국 태평양 함대의 해군 정보국장인 제인스 E. 파낼 선장은 앞으로 "10년이 가장 위험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제네바 안보정책센터 소속인 파낼 선장은 “후진타오 전 주석과 시 주석 모두 중국 인민해방군에 2020년까지 대만을 군사적으로 점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을 지시했다”며 “이는 지난 20년간 중국이 대만 침공을 위해 군사 능력을 쌓고 준비해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실패’

중국은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위협에 직접 대응하기 전, 어디까지 도발할 수 있는지도 관찰했다.

파낼 선장은 미국이 2012년 중국이 필리핀 해안에서 스카버러암초를 장악하는 것을 허용했고, 이후 중국이 남중국해 전역에 거대한 인공섬 기지를 잇달아 건설한 것에 대해서도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6월까지 스카버로암초에서 일어난 일은 "1975년 베트남 사이공 주재 대사관 건물 지붕에서 미국 헬리콥터가 이륙했던 일 이후 아시아에서 벌어진 미국의 가장 큰 외교정책 실패”라고 비판했다.

"필리핀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재앙입니다. 이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국가 신뢰도를 떨어뜨렸습니다.”

대만을 중국의 ‘잃어버린 영토'로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이 대만 영토를 다시 손에 넣는다는 건 군사 지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중국에 매우 유리하다. 마스트로는 중국이 대만을 손에 쥐면 아시아의 군사전략지도를 완전히 다시 그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중국이 대만과의 전쟁에서 이긴다면, 그건 단순히 대만과 중국이 통일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도자의 역할은 끝난다고 볼 수 있죠. 중국 입장에서 보면 사실 여러 이득이 있어요."

한편 워싱턴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에 보내는 단호한 신호로 대만에 대규모의 첨단 무기 수출을 허용한 바 있다.

미군의 능력을 과소평가?

그러나 실제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파낼 선장은 이것이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쿠웨이트 정부에 대한 미국의 애매한 지지는 결국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는 데 기여했다”며 “한국 전쟁 때도 모호한 미국의 입장이 중국과 러시아에 한반도를 공격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심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것인지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이들 국가는 위험에 빠질 것입니다.”

한편 창 교수는 시 주석도 같은 역사에서 다른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늦었지만 미국은 쿠웨이트와 한국을 도왔기 때문에, 중국도 도발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 능력을 과소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군의 정신은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이를 고려한다면 군사적 계산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무역 전쟁, 화웨이 수사, 영사관 상호 폐쇄, 미국 언론인 퇴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분노와 의혹까지 갈등의 골이 깊어가는 상황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버리고 포용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은 예전 외교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또 실패할 것이라고 말한다.

차기 미 대통령은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과 새로운 방식의 관계, 정직하고, 단단하며 미국의 책임과 의도를 분명히 하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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