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못함" 투표까지 등장한 '스타트업' 어쩌다 이 지경까지[TV와치]

박정민 2020. 11. 1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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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극본 박혜련/연출 오충환/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하이스토리) 속 허술한 전개와 캐릭터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투표까지 등장했다.

포털사이트 Daum(다음)에서는 지난 11월 16일부터 11월 20일까지 "'스타트업' 지난 방송 중 가장 공감하기 어려운 장면은?"이라는 주제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 마감을 하루 앞둔 11월 19일 현재 '갑자기 돌변한 김도완 우리 형 왜 죽였습니까'가 1,473표를 얻어 1위를 기록중이다.

그밖에 보기는 다음과 같다. '커닝해서 우승? 무너져버린 남주혁 자존감(431표)', '샤머니즘 전파? 이보영이라 더 아쉬운 특별출연(390표)', '송선미 지켜주는 전 시어머니 김해숙(246표)' 등이다.

1위에 오른 장면은 11월 15일 방송된 '스타트업' 10회 속 내용이다. 방송 말미 김용산(김도완 분)이 한지평(김선호 분)에게 "이렇게 멋있고 든든한 분이 우리 형한테는 왜 가혹했을까요? 우리 형 왜 죽였습니까?"라며 분노했다. 그간 삼산텍 멘토로 동고동락했던 한지평에게 불쑥 형 이야기를 꺼낸 김용산의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따지고 보면 '불쑥'은 아니다. 앞선 회차에서 샌드박스에 온 이유를 '복수하기'라고 적었던 의문의 주인공, 윤선학(서이숙 분)이 죽음을 막지 못했던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가 암시됐기 때문. 해당 장면은 이러한 복선을 한 번에 수거하는 '반전'을 노린 심산으로 엔딩에 배치됐을 것이다. 하지만 반전의 묘미는 커녕 시청자들에게 물음표만 가득하게 만들었다. 앞서 문제 된 스토리들이 매듭지어지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이야기가 또 다른 줄기로 튈 기미가 보이니 반감부터 드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로 언급되는 부분은 드라마 가장 큰 줄기인 남도산(남주혁 분)과 서달미(수지 분)의 로맨스다. 15년 동안 서로에게 의지하며 편지를 주고받은 남도산과 서달미. 서달미에게 남도산은 첫사랑이자 현재 사랑이다. 하지만 이 편지 주인공은 남도산이 아닌 한지평이다. 여기서부터 이야기 실타래는 엉켜버렸다. 거짓말로 이뤄진 만남은 주인공 남도산뿐만 아니라 시청자들 역시 전전긍긍하게 만들었다.

힘든 시절 자신에게 힘이 돼줬던 도산에게 달미가 가지는 애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누군지도 몰랐던 서달미에게 반하는 남도산의 사랑은 도무지 공감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 탓에 1화부터 가장 서사를 촘촘히 쌓아온 한지평에게 이입하는 시청자만 더욱 늘어가고 있다. 서사는 한지평에게 몰아줬지만 러브라인은 남도산과 이어가고 있으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몰입하기 힘든 것이 당연하다.

창업 스토리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에 대한 기초지식도 없는 달미는 15년 만에 만난 남도산을 보고 창업에 뛰어들 거라고 다짐한다. 샌드박스에 입주하는 과정도 드라마 주인공인 덕분에 순탄하다. 단숨에 CEO가 된 서달미가 삼산텍을 꾸려가는 방식 역시 허술하기 그지없다. 뭐 하나 제대로 된 것 없는 서달미가 현실 스타트업 그 자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단순한 악역이 돼버린 원인재 역시 강한나의 열연이 아깝다는 지적이다. 캐릭터만 보면 원인재는 서달미 보다 이윤창출을 추구하는 기업 CEO에 더 어울리는 캐릭터다. 원인재는 얄밉기는 해도, 부정한 행동은 저지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재는 서달미의 성장을 더욱 빛내기 위해 악인처럼 그려질 뿐이다.

현재 스토리가 진행되는 시점이 2016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설정이 아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청춘 로맨스를 지향하는 이 드라마는 둘 중 어느 것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배우들 열연이 멱살 잡고 끌고 가고 있다. 부디 이들의 청춘과 사랑이 2020년에는 성장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tvN 제공, Daum 연예)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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