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상품 거부한 '자체 제작 아이돌' 방탄소년단 VS (여자)아이들 [스타와치]

박은해 2020. 8. 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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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8월 3일 (여자)아이들의 새 싱글 '덤디덤디 (DUMDi DUMDi)'가 세상에 나왔다. '덤디덤디'는 '덤디덤디 덤디덤디/덤디덤디 덤디덤디/(Turn up my summer)'로 이어지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매력적인 썸머송이다. 그간 컨셉슈얼한 곡을 주로 발표해온 (여자)아이들의 타이틀곡 중 가장 대중적인 컨셉의 곡이기도 하다.

전작 'Oh my god'의 강렬함을 걷어낸 (여자)아이들은 청량하고 발랄한 매력을 극대화해 대중성을 잡았다. 멜론 차트 일간 순위는 꾸준히 상승해 8월 11일에는 26위를 기록했다. 공개 6일 만에 '덤디덤디'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5,000만 뷰를 돌파했고, 전작 'Oh my god'으로 세운 기록을 9시간 단축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여자)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색깔을 잃지 않았다. '덤디덤디' 발매 쇼케이스에서 수진은 (여자) 아이들만의 여름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헤어, 메이크업, 의상 컨셉을 찾아봤다고 밝혔다. 작곡가 Pop time과 함께 '덤디덤디'를 작곡한 소연은 여름과 젊음의 닮은 부분을 곡에 녹여냈다고 전했다.

(여자)아이들은 다양한 컨셉에 도전하면서도 그룹 특색을 잃지 않는다. 스스로 만든 곡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이돌은 철저한 기획 상품이라는 초창기 인식이 점점 옅어지고 점점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그룹이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여자)아이들은 독보적이다.

데뷔앨범 'I am'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여자)아이들이 어떤 그룹인지 알렸던 이들은 미니앨범 2집 'I made'와 3집 'I trust'를 통해 스스로 만든 작업물에 자부심을 가지고, '나는 나를 믿는다. 그러므로 나는 당당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룹이 됐다. 그 눈부신 성장의 바탕에는 리더이자 메인 래퍼 소연이 있었다.

소연은 데뷔 앨범부터 가장 최근 발매한 싱글 '덤디덤디'까지 메인 프로듀서를 맡았고, 멤버들과 함께 비주얼 디렉팅과 무대 구성에도 참여했다. Mnet '퀸덤' 경연곡 'LION'을 함께 작업한 작곡가 빅싼초는 그런 소연을 천재라고 칭할 정도였다.

그런 소연에게도 아이돌이라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다. 지난 2016년 Mnet '프로듀스 101' 출연 당시 소연은 "자신이 아이돌에 어울리는지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소연의 외모나 음악 스타일이 아이돌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난하던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아이들로 데뷔 후 소연은 직접 프로듀싱한 곡을 통해 아이돌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갔다.

소연은 데뷔앨범 수록곡 '달라'에서 '달라 달라 나는 남달라'라고 나만의 특별함을 말하고, 두 번째 싱글 'Uh-Oh'에서는 내 성공을 점쳤다는 Liar/어이없어 친한 척 말고 꺼져'라고 일갈한다. '퀸덤' 무대를 위해 작곡한 'LION'에서는 동물의 왕 사자처럼 가요계의 여왕이 되고 싶다는 당당한 포부를 전한다.

전 세계적 스타가 된 방탄소년단의 RM 역시 한때 소연과 비슷한 고민을 했다. RM은 'Too much'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더 처절하게 나를 잠궜던 것/ 내 분노를 참고 때리고 억눌러서 더 단단하게 나를 가뒀던 것/아이돌 어린 팬들은 날 싫어해/힙합 팬들도 싫어해'라고 아이돌로 살아가는 힘겨움을 토로했다.

그랬던 그가 1년 후 'Unpack your bags'에서는 '나의 가방을 열고서 진짜 나를 꺼냈어/데뷔했을 때만 해도 나 계속 메이저와 마이너 사이에서 고민했지/ 난 어디쯤 위치해있을까 재가며 쓸데없는 가면을 딱 쓰고서 머리 싸맸던 날들 Forget them all/난 지금의 나를 믿고 나의 신념을 믿어/내가 날 안 믿는데 세상에 그 어느 누가 나를 믿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새는 태어나기 위해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소연과 RM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편견과 악의에 찬 비난에 주눅 들지 않고 꿋꿋이 이겨냈다. 그 과정에서 음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해졌고, 있는 그대로 '나'를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RM이 속한 그룹 방탄소년단은 미국 4대 음악 시상식에 모두 참석한 첫 한국 가수가 됐고, 소연이 속한 그룹 (여자)아이들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K팝 루키로 거듭났다. 방탄소년단의 'ON'과 (여자)아이들의 'Oh my god'은 '2020 MTV VMA(2020 MTV Video Music Awards)' BEST K-POP 부문 수상 후보에 나란히 올랐다.

지난 2월 열린 방탄소년단 정규 4집 'MAP OF THE SOUL : 7'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 인기 비결에 대한 질문에 RM은 "지금은 가장 퍼스널적인 것이 범세계적인 것을 띠고 있다"며 "우리가 느끼고 있는 고민이 비단 우리의 고민이 아니라, 전 세계 우리 세대에서 느끼고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을 것 같다"고 답했다.

RM의 말처럼 '나'를 잘 표현할 수 있어야 다른 이들의 공감도 얻을 수 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나의 이야기를 노래할 때 사람들은 열광한다. 방탄소년단은 회사에서 정해준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앨범 기획과 곡 작업에 참여해 자신들만의 성장사를 만들어냈다. (여자)아이들 역시 'I am' 'I made' 'I trust'로 이어지는 앨범과 싱글을 통해 가장 나다운 음악, 가장 (여자)아이들다운 색깔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회사의 기획 상품이 아니라 스스로 앨범, 컨셉,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자체 제작 아이돌로서 방탄소년단이 일궈내고 (여자)아이들이 일궈나갈 글로벌 K팝의 미래는 무척이나 밝다.

(사진=큐브 엔터테인먼트/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뉴스엔 DB)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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