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극지인③] “내 꿈의 종착지는 아들과 함께 남극행”

그가 남극땅을 처음 밟은 건 지난 2014년 겨울. 아들이 태어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을 때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올해, 남극에서 두 번째 월동을 하고 있다. 아들은 벌써 11살이 됐다.

이제 꿈은 ‘아들과 함께’ 남극 세종기지에서 월동대원 활동을 하는 것이다.

성인이 된 아들과 꼭 다시 남극을 찾고 싶다는 그에게 이곳은 어떤 매력의 공간인 것일까. 남극 세종기지에서 대기과학 분야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오영식 연구반장을 만나봤다.

2015년 제28차 월동연구대 대기과학 대원이었던 오영식 대원은 2025년 제38차 월동연구대 대기과학 대원으로 다시 남극에 돌아왔다. 그는 이제 연구반을 이끄는 연구반장이다. / 사진=남극특별취재팀

◇ 남극 빙하도 녹이는 긍정의 아이콘

오영식 연구반장의 남극 입성은 순탄치 않았다.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그는 전역을 하고 기상청 공무원이 된다. 어린 시절 우연히 알게 된 세종과학기지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남극세종과학기지에 해마다 1명씩 공무원을 파견한다. 오영식 연구반장은 이를 알고 기상청에 입사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상청은 근무지 이동이 잦았다. 결국 국토해양부로 소속을 옮기면서 세종기지 파견의 꿈은 어렵게 됐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공무원 휴직을 하고 세종기지 월동대원이 되기 위한 도전을 했다. 휴직한 공무원이 월동대원으로 근무가 가능한지 직접 관련 규정도 살펴보며 인사 담당자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파견이 아닌 직접 ‘대원’으로 선발되는 방법을 선택한 그는 마침내 2014-2015년 제28차 월동연구대 대기과학 대원으로 남극땅을 처음 밟게 됐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격이었다. 하지만 6개월 밖에 안 된 갓난아기와 아내를 두고 남극에서 1년을 생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의 얼굴이 너무도 보고 싶었지만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여의치 않다 보니 불가능한 일이었다.

남극세종과학기지 대기과학 대원은 대기 측정과 관련한 △관측장비 유지‧보수 △데이터취합 △대기 시료 채집 △대기과학 연구인력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 사진=남극특별취재팀

남극에 대한 열정과 긍정 마인드는 극한의 환경을 버티는 버팀목이었다. 또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은 그가 남극 생활을 하는 원동력이 됐다.

오영식 연구반장은 “첫 월동을 마치면서 아무나 올 수 없는 남극을 왔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며 “한국으로 돌아가려니 기분이 이상했지만 남극에 또 오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일상으로 돌아간 오영식 연구반장의 도전은 남극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무원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계획한다. 9살 아들과 단둘이 자동차로 세계여행에 도전한 것이다.

한국에서 타던 자동차로 러시아에서부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약 4만km를 여행했다. 150일 간의 긴 여행을 통해 그는 아이와 함께 작가(저서 ‘돼지 아빠와 원숭이 아들의 흰둥이랑 지구 한 바퀴’)가 됐고 유튜버가 됐다. 그는 매 순간 끊임없이 도전하며 긍정의 마인드로 다채로운 삶을 그렸다.

도전이 일상이자 연속인 오영식 연구반장은 다시 남극에 돌아왔다. 두 번 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도전을 망설이지 않았다. 결국 대기과학 월동대원으로 두 번째 도전에 성공했다.

10년 전 월동을 경험한 그는 이제 베테랑 극지인으로 38차 월동연구대 연구반을 이끄는 연구반장이다.

오영식 대원은 9살 아들과 단둘이 자동차로 세계여행에 도전했다. 한국에서 타던 자동차로 러시아에서부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약 4만km를 150일간 여행했다. / 사진=남극특별취재팀

◇ 기후변화 연구 최전선… 남극 대기과학 대원

남극세종과학기지(이하 ‘세종기지’) 대기과학 대원은 대기 측정과 관련한 △관측장비 유지‧보수△데이터 취합 △대기 시료 채집 △대기과학 연구인력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지구온난화 연구 등 기후변화와 관련해 대기과학은 기초가 되는 역할을 한다.

오영식 연구반장의 하루는 연구반 대원의 업무를 조율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연구반 대원들의 업무 일과를 체크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한다.

또 하계연구대를 지원하는 업무가 있을 때 누가 지원을 해야 하는지 근무조를 정하는 것도 연구반장이다. 그렇게 하루 일정이 확인되면 연구반장은 ‘대기빙하관측동’으로 이동한다.

대기빙하관측동은 미량기체, 대기 에어로졸 등 대기를 이루는 구성 물질의 연속 관측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주로 대기과학 대원이 근무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오영식 연구반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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