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 알바 필요 없다?' 덴마크 대형 마켓 회사에 등장한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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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습 데이터 확보 위해 실제 매장서 실증…2027년 초 자율 재고 보충 목표

Føtex, 상품 재진열에 근무시간 40~50% 투입…인력난 해소·생산성 향상 기대

매장당 1~2대 배치 구상…일자리 대체 우려 속 ‘직원 지원’ 강조
사진 : Hive Robots

덴마크의 한 슈퍼마켓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야간 상품 진열 업무를 배우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반복적인 매장 업무를 자동화하고, 직원들이 고객 응대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로봇 스타트업 하이브 로보츠(Hive Robots)는 수도 코펜하겐 북쪽 링뷔(Lyngby)에 있는 슈퍼마켓 체인 푀텍스(Føtex) 매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품 재진열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로봇이 실제 매장 환경에서 작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궁극적으로 사람의 개입 없이 상품을 진열하도록 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가상현실 장비로 로봇 훈련…실제 매장에서 작업 데이터 축적

실증 현장에서는 작업자가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컨트롤러를 착용한 채 로봇의 동작을 원격으로 안내한다. 로봇이 파스타 포장을 집어 선반에 올려놓는 등 실제 상품 진열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는 로봇이 작업 순서와 물체를 다루는 방법을 학습하는 데 활용된다. 상품을 잡는 각도와 힘, 진열대에 물건을 배치하는 위치처럼 사람에게는 익숙하지만 기계에는 별도의 학습이 필요한 세부 동작을 데이터로 축적하는 것이다.

하이브 로보츠의 로봇 조종 담당자인 로저 살라는 사람이 당연하게 여기는 작은 동작에도 로봇이 학습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증에 투입된 로봇은 중국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Unitree)가 제작하고, 하이브 로보츠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학습 과정을 담당한다. 사람의 신체 구조를 모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팔과 다리, 손가락을 이용해 인간을 기준으로 설계된 기존 매장에서도 별도의 대규모 시설 변경 없이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현재 작업 속도는 여전히 사람보다 느린 수준이다. 하이브 로보츠는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로봇의 작업 속도와 정확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7년 초까지 일부 상품의 야간 재진열을 로봇이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서비스 이용 매장은 로봇 활용 시간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사진 : Hive robots

■ 재진열에 근무시간 절반 가까이 투입…인력난도 자동화 배경

유통업계가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반복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과 운영비 부담이 있다.

푀텍스에 따르면 상품 재진열은 매장 직원 근무시간의 약 40~50%를 차지한다. 매일 반복되는 진열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고객 서비스에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할 여지가 생긴다.

젊은 인력을 중심으로 해당 업무의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자동화 추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푀텍스를 운영하는 덴마크 유통그룹 살링그룹(Salling Group)은 덴마크를 비롯해 독일, 폴란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에서 21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실증이 성과를 거둘 경우 로봇을 여러 매장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푀텍스 운영 책임자인 시몬 쿠드스크는 전체 매장에 로봇을 도입하기까지 최대 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회사는 상품 진열 외에도 품절 상품 식별, 잘못 진열된 상품 탐지, 빈 상자 수거, 소비기한 확인 등으로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매장당 휴머노이드 로봇 1~2대를 배치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단순 반복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고객 중심의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사진 : Hive robots

■ 생산성 향상 기대와 일자리 대체 우려 공존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투입은 유통업계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고용 구조 변화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유럽연합(EU) 전체 일자리의 약 60%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기존에 사람이 담당하던 업무를 기계가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실증의 성패는 단순히 로봇이 상품을 진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지 않다. 실제 매장에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작업 속도와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는지, 상품 종류와 매장 환경이 달라져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운영비가 자동화로 얻는 효과를 웃돌지 않는지가 상용화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살링그룹은 이번 프로젝트가 직원 대체보다 업무 지원에 목적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복적인 재진열 업무를 로봇에 맡기고 직원들은 고객 응대와 매장 관리 등 다른 업무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유통 현장에서 경제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이번 실증은 AI와 로봇 기술이 제조업을 넘어 일상적인 소매 유통 업무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기술 성능과 비용 경쟁력이 확보된다면 상품 진열과 재고 관리 등 유통업의 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자동화 도입 논의가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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