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No배당]③ 조정호 회장 절세 논란도 '재점화'

서울 강남구 메리츠금융지주 사옥 /사진=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의 배당 중단이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올해부터 감액배당으로 주주의 세금이 면제될 수 없게 된 직후 이뤄진 결정이라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비과세가 적용되는 감액배당으로 현금을 푼 덕에 최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은 2년 만에 3600억원이 넘는 돈을 세금 없이 온전히 받아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이 일며 더는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타이밍에 공교롭게도 배당을 멈추면서 메리츠금융의 방향전환과 더불어 조 회장의 절세를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감액배당 중 주식 취득가액을 초과한 금액에 배당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감액배당은 자본준비금이나 이익준비금 등을 줄여 마련한 재원으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삼는 일반배당은 오래 전부터 과세돼왔지만 감액배당은 지난해까지 원칙적으로 비과세였다. 이익배당이 아니라 주주의 투자원금 회수 성격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장사들이 자본준비금을 줄여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감액배당 과세 논의에 불이 붙었다.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배당하면 소액주주들도 혜택을 보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주주가 가장 큰 비과세 효과를 누리는 구조가 굳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주주의 조세회피 겸 현금확보 수단이라는 비판과 함께 기업이 자본금을 지속적으로 줄일 경우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지적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돼온 곳이 메리츠금융이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까지 적극적인 감액배당을 실시했다. 2022년 6000억원, 2023년 2조1500억원의 자본준비금을 줄여 이를 재원으로 2023년 4483억원, 2024년 2407억원의 배당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총 3626억원이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 지분 51.25%를 보유한 대주주다.

그럼에도 조 회장이 낸 세금은 0원이다. 만약 같은 금액이 일반배당으로 지급됐다면 배당금의 절반에 가까운 소득세를 부담해야 했다. 배당과 이자소득 합산액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다른 근로·사업소득과 합산해 최고세율 49.5%가 적용된다. 감액배당이 아니었다면 조 회장의 2023~2024년 배당금에 부과됐을 세금은 179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처럼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적용돼온 감액배당 비과세가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을 중단하고 주주환원 재원인 1조4500억원 전액을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메리츠금융은 주식 저평가가 지속되는 상황을 인식해 더 효율적인 환원방법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현금배당에 쓰던 수천억원의 재원까지 활용해 자사주 소각 규모를 확대하면 그만큼 주가 상승 여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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