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투표용지 부족 사태 책임져야”…선관위 해체수준 개혁 촉구

유 시장은 이날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단위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며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태이자 헌정질서가 송두리째 유린된 국가 비상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선거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유지되는데 이번 사태는 공명선거의 근간을 흔든 사건"이라며 "선거 결과를 믿지 못해 재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에 실패한 유 시장은 선거 이후 처음으로 공개 기자회견에 나서 선관위의 선거 관리 체계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가족 채용 비리와 이른바 소쿠리 투표 사태 등으로 국민 신뢰를 잃은 선관위가 또다시 관리 부실을 드러냈다"며 "현재 체제로는 신뢰 회복이 어려운 만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사무처를 전면 재편하고 외부 감사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개헌을 통해 현행 선관위 체제를 폐지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선거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를 선관위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행정안전부 장관 등 선거 관리에 책임 있는 관계자들이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천에서는 지난 3일 본투표 과정에서 연수구 송도5동과 동춘1동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일시적으로 소진되는 소동을 겪었다. 중앙선관위는 이 같은 수급 차질이 서울 송파구 등 전국 50여 개 투표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유 시장은 독일 헌법재판소가 2021년 베를린 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과 선거 관리 부실 등을 이유로 선거 무효 결정을 내린 사례를 들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한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다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유권자는 동일한 정보와 조건 아래 투표할 권리가 있다"며 사전투표제 폐지와 이틀간의 본투표 실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현도 기자 hdo12@kihoilbo.co.kr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