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개월 동안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오류 논란에 휩싸인 테슬라코리아가 최근 소통 창구를 줄이고 있다. 오래전부터 블로터를 포함한 국내 언론 매체와 소통하던 담당자가 빠진 데 이어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를 적극 관리했던 모습도 이젠 볼 수 없다. 특히 BMS_a079 논란이 발생한 뒤엔 테슬라코리아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내 댓글창도 막혔다.
테슬라코리아의 이 같은 대응은 2021년 전 세계 테슬라 앱 먹통 사태 해결 방식과 대비된다. 테슬라는 당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모바일 앱 접속이 안 되는 현상을 겪었고 해당 불편이 X(트위터) 등 여러 SNS 계정에 나타났다. 이 상황을 접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우선 “확인하겠다”고 알린 후 “우리가 실수로 네트워크상 트래픽을 늘린 것 같다”고 빠르게 인정했다.
머스크 CEO는 평상시 소셜미디어에 사과 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앱 먹통 사태때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그는 “죄송하다”는 표현과 함께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머스크의 이런 ‘직접 대응’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 일부에서는 “CEO 스스로 발 벗고 나서 고객 불편을 직접 해결했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어쩌면 그의 ‘책임 있는 리더십’이 테슬라코리아 애프터서비스(A/S) 담당자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을 수 있다.
하지만 4년 후 국내서 테슬라 BMS 논란이 터졌을 때 테슬라 미국 본사와 테슬라코리아는 그와 같은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테슬라코리아는 명확한 보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또 국토교통부의 리콜 명령도 아직 결정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답답함이 커졌다.
테슬라 차량에서 나타나는 BMS_a079 오류 코드는 차량 충전과 주행 등에 크게 지장을 준다. 이 오류가 나타나면 배터리 충전이 최대 50%로 제한된다. 차량의 주행 가능 거리가 최대 500㎞라고 가정하면 충전 후 250㎞만 주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 소비자의 부담감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보증기간이 만료된 시점에서 BMS_a079 오류로 인한 조치를 받을 경우 수천만원을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상황까지 연결된다.
테슬라는 그동안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달리 제조·판매 방식의 혁신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다. 또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로만 판매해 지속가능한 세상을 열었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특히 머스크가 과거 모바일 앱 먹통 사태 당시 빠르게 책임을 인정했던 모습은 긍정적인 사례로 남았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테슬라 차량 중 BMS_a079 오류 현상을 겪은 차량 대수는 4351대다. 이 오류를 1회 겪은 차량은 4086대 △2회 245대 △3회 19대 △4회 1대다. 2회 이상 오류를 겪은 차량 대수가 전체 차량 대비 6% 이상인 것은 심각하다.
형평성 문제도 꾸준하다. BMS_a079 오류가 나타난 4637건 중 4건(1.2%)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튜닝이 이뤄졌고 2177건(46.9%)은 신제품 배터리로 교환됐다. 하지만 2406건(51.9%)은 재제조(리만) 배터리로 교체됐다. 신제품과 재제조 배터리 교체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테슬라코리아가 머스크 CEO의 ‘초심’을 다시 한 번 떠올리고 빠른 조치를 내려야 한다. 한국을 테슬라 아시아태평양본부 기준으로 중국, 호주·뉴질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치켜세운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컨트리매니저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필요하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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