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국내 상업영화 수익률 -27%…이익 남긴 작품 18%뿐

조계완 기자 2026. 4. 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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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 한국 영화산업 진단 리포트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이사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영화단체연대회의가 2026년 4월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2026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팬데믹 이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상업영화의 평균수익률은 -27%,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 비중은 18%로 나타났다. 편당 제작비가 늘어 손익분기점이 과도하게 상승하면서 완성도 높은 영화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내놓은 한국 영화산업 진단 리포트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한국 상업영화(독립·예술 영화 제외)의 수익률(순제작비 30억원 이상 영화 기준)은 2020년(실질개봉작 165편) -30.4%, 2021년(224편) -22.9%, 2022년(226편) -12.6%, 2023년(210편) -31.0%, 2024년(223편) -16.4%, 2025년(262편) -33.1%이다. 실질개봉작은 최소 1개 상영관에서 7일간 전일 상영된 상영회차가 연간 40차례 이상인 영화를 뜻한다.

팬데믹 이전인 2016~2019년 상업영화 평균수익률이 10%, 전체 제작 편수 대비 손익분기점을 웃돈 작품 비중은 40%로 상당수 작품들이 수익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2020~2021년 팬데믹 기간에 평균수익률이 -20%를 기록한데 이어 2023~2025년에는 평균수익률이 -27%, 손익분기점을 웃돈 작품 비중은 18%에 그쳤다. 보고서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상업영화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그 요인을 영화 공급측면에서 보면 영화제작에서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돼 손익분기점이 상승하면서 양질의 영화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업영화 실질개봉작(순제작비 30억원 이상으로 제작·개봉된 영화)의 평균 순제작비(마케팅비용 제외)는 2021년(17편) 74.8억원, 2022년(35편) 101.0억원, 2023년(35편) 102.9억원, 2024년(37편) 95.2억원, 2025년(31편) 83.6억원이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편당 제작비가 늘면서 손익분기점이 과도하게 상승했다. 상업영화와 오티티(OTT) 플랫폼 사이에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연배우 출연료와 핵심 창작자에 대한 보상이 전반적으로 글로벌 평균 수준으로 상승했다. 촬영 스태프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과 표준근로계약 도입 등으로 인건비가 현실화되면서 촬영 회차당 고정비 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나아가 관객의 시각적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 기재비 등이 상승하면서 시각특수효과(VFX) 및 후반 작업 비용도 상향 평준화됐다.

보고서는 “제작비가 크게 늘자 투자사 사이에 보수적인 투자 분위기가 조성돼, 높아진 손익분기점을 맞추려고 검증된 대작 위주로 투자 집행이 쏠리는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중소 규모 영화투자가 위축되는 ‘기획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보통 상업영화는 제작비 80억원 안팎을 기준으로 고예산·중예산 영화로 나뉜다. 고예산 영화 비중은 팬데믹 이전 32%에서 팬데믹 이후 47%까지 상승했으나 2025년에는 기획 단계부터 시작된 제작비 효율화로 35%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런 제작비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5년 티켓매출은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수익성 저하가 지속됐다. 2025년 한국영화 극장매출액은 연간 4191억원으로 전년대비 39.4% 급감했고, 관람객도 연간 4358만명으로 전년대비 39.0% 줄었다.

특히 상업영화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영화 제작사 사이에 ‘OTT 플랫폼 종속’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투자·제작환경이 바뀌면서 ‘오티티 우선 공급’ 기조가 확산되고 콘텐츠 제작에서 투자회수 리스크가 낮은 OTT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수익 배분 구조에서 영화는 흥행 결과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고위험 구조인 반면, OTT는 제작 단계에서 제작비를 보전하는 선매각 방식으로 흥행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양질의 시나리오와 스태프가 OTT로 이동하면서 영화관 상영 영화는 질적 저하가 발생하고, 이는 관객이 영화관을 찾아야 할 이유가 점차 사라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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