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처럼 녹았다” 제주 바다에 무슨 일?…천연기념물 ‘연산호’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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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올해 여름, 이례적인 폭염 등으로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제주 바다속 연산호 군락지가 폐사하고 해조류의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올해 8~9월 제주 바다의 이상 현상을 기록한 이슈리포트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 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을 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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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인 제주 연안 ‘연산호’ 등 폐사 확인
빛단풍돌산호·큰산호말미잘 등 백화현상
“이상 고수온 영향도…원인 규명·대책 마련해야”
#조사를 위해 뛰어든 바다는 온탕에 들어간 듯 따뜻했다. 수심 10m까지 수온이 29℃를 나타내고 있었다…여름을 맞아 산란기를 준비하느라 물이 올라 있어야 할 연산호들은 축 처진 채 바위에 겨우 매달려 있었다. 쉬는 것이 아닌 병든 모습이었다.
이처럼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올해 여름, 이례적인 폭염 등으로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제주 바다속 연산호 군락지가 폐사하고 해조류의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바다의 꽃’이라 불리는 ‘연산호’는 부드러운 겉면과 유연한 줄기를 갖춘 산호류를 일컫는다. 제주연안의 연산호 군락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올해 8~9월 제주 바다의 이상 현상을 기록한 이슈리포트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 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을 9일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7월부터 폭염으로 인해 고수온 위기경보를 71일간 발령했으며, 이 중 제주도는 61일간 고수온 주의보가 이어졌다. 고수온 위기경보는 28℃ 이상의 고수온이 3일 이상 지속할 때 발령되며, 관심·주의·경계·심각 등의 단계로 나뉜다.
특히 2021년 서귀포 중문의 8월 평균 수온은 대략 25.9℃ 수준이었으나, 2024년엔 30℃로 3년 만에 4.1℃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바다 생태계 역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 파란의 리포트에 따르면, 서귀포 범섬·문섬·섶섬·송악산 해역에서 해양보호생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등 다수의 연산호류가 폐사했다.
이곳의 연산호 개체는 흐물흐물하고 녹아내리는 듯한 형태로 늘어지다가 떨어지거나 부서져 폐사했으며, 수심 10m 이내 피해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광범위한 산호 ‘백화현상’도 확인됐다. 산호초가 하얗게 변해가는 것을 백화현상이라고 하는데, 산호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작은 조류가 수온 상승으로 떠나거나 죽으면 백화 현상이 나타난다. 이것이 지속되면 산호의 성장이 더뎌지다가 결국 폐사하게 된다.
그런데 서귀포 범섬 본섬 앞 수심 5~10m 해역의 ‘빛단풍돌산호’ 대부분이 백화현상을 보이거나 폐사했다. 서건도 수심 10~15m 지점에선 ‘거품돌산호’가, 문섬 꽃동산·한개창·서건도 수중 동굴에선 ‘큰산호말미잘’의 백화현상도 나타났다.
아울러 산호류와 같은 서식지를 가지는 해조류의 이상 현상도 확인됐다. 서귀포 문섬 바닷속에선 대규모의 ‘감태’ 군락이 석회관갯지렁이에 뒤덮여 성장에 영향을 받는 현상이 올해 처음 목격됐다.
파란 측은 이같이 제주 바다에 나타난 변화에 대해 “일차적으로 이상 고수온과 저염분수 영향을 꼽을 수 있다”며 “아직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대책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또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해양 관련 시민단체가 함께 ‘제주 바다 고수온 대응 해양생태 민관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정밀 조사하고 대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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