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렌즈 성장기]③ "꿈의 렌즈 향해"… 인터로조, 기술 혁신 '총력'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렌즈 업체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시장으로 확장 중인 국내 콘택트렌즈 산업을 조명한다.

콘택트렌즈는 시력 교정과 미용 목적을 넘어 웨어러블(착용형) 헬스케어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눈의 각막에 직접 닿는 특성을 활용해 건강 지표를 분석하거나 실생활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국내 최대 콘택트렌즈 제조 업체 인터로조 역시 주요 대학 연구진과 손잡고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바이오센서를 통해 질병을 실시간 진단하고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골자로 3년 이내 상업화를 이루겠단 방침이다.

렌즈, 녹내장·당뇨 진단 가능한 의료기기로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인터로조가 2023년 개발한 안압 모니터링 콘택트렌즈 모식도. / 사진 제공 = 포스텍

12일 인터로조와 한세광 포항공과대학(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연구해 온 안압 모니터링용 콘택트렌즈에 대한 임상 절차가 내년 시작될 예정이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사업단)의 지원 아래 약물시스템 전문 기업 화이바이오메드도 참여 중인 해당 개발 사업은 올해 초 사업단의 2025년 10대 대표 과제로 선정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업단은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개 부처가 2020년 공동으로 설립한 국책기관이다. 창단 이후 올해까지 6년간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의료기기의 연구개발부터 제품화까지 전 주기를 지원한다.

인터로조와 연구팀이 개발한 렌즈는 녹내장 환자의 안압이 오르면 이를 감지해 저장된 약물을 방출하는 방식이다. 단순 안압 측정을 넘어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기술이 구현된 건 세계 최초다. 나노와이어로 만들어진 안압 센서와 플렉시블 약물전달시스템, 무선 전력·통신 시스템, 집적 회로 칩 등이 정밀하게 통합됐다.

기존 녹내장 환자의 안압 측정은 병원에서 일회성 검사로 진행돼 변동성을 추적하기 힘들고 피부에 별도의 디바이스를 부착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녹내장 치료시스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연내 비임상 평가 완료 후 이르면 2027년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2022년 '다공성 고분자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만든 콘택트렌즈 모식도. 인터로조는 이 렌즈의 임상시험용 샘플 제조를 맡았다. / 사진 제공 = 포스텍

인터로조는 콘택트렌즈로 당뇨를 진단할 수 있는 원천 기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눈물 속 포도당(누당) 농도를 활용해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 개발을 2017년 시작했다. 이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쉬운 길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14년 구글이 진입했다가 렌즈 내 전력 공급의 한계와 누당·혈당 간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4년 만에 철수했을 만큼 기술 구현이 까다롭다.

인터로조는 당시 정부의 ‘월드클래스 300’ 과제 선정을 계기로 포스텍 연구팀과 다방면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기 신호로 약물 방출을 조절해 당뇨 망막 병증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고 2022년에는 전자소자 기반 혈당 센서를 통해 누당 측정 속도를 단축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후 회사는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2023년 자회사 옵트로쓰를 100% 물적분할로 세우고 스마트렌즈 분야 특허만 5개를 출원하는 등 사업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성실한 연구개발, 하지만 회의론도

인터로조가 차세대 기술 선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내 콘택트렌즈 업계가 여전히 시력 교정이나 미용에 집중된 가운데 이러한 시도는 내수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웨어러블 헬스케어로서 스마트 콘택트렌즈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 선점만 하면 글로벌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지속적인 국책 과제 수행에도 불구하고 실용화 단계를 넘어선 사례가 극히 드물고 여전히 센서 정밀도나 신체 안전성 등의 기술적 과제가 미완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니즈가 충분하지 않고 상용화까지 순탄한 것도 아니어서 스마트렌즈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것도 사실“이라며 “인터로조의 경우 국내 1등 기업이고, 상장사다 보니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차원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업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분위기”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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