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10%대 NSFR 함의…단기적 '개선'에 장기적 '안정'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전경/사진 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의 중장기 유동성 지표가 1년 사이 낮아졌지만 규제 기준을 웃돌면서 매우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단기적 유동성은 오히려 개선된 만큼 자산 확대 흐름 속에서 단기 대응력을 먼저 끌어올리고 중장기 조달 구조는 안정적인 범위 안에서 관리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2025년 4분기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110.39%로 전년 말 112.51%보다 2.12%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총 안정자금가용금액(ASF)은 292조5828억원에서 292조8176억원으로 2348억원 증가했다. 반면 총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RSF)은 260조512억원에서 265조2454억원으로 5조1942억원 늘었다. 조달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고 자산이 크게 늘면서 비율이 낮아졌다.

자산 확대 기류에 중장기적 '구조 조정'

NSFR은 1년 이상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이 보유한 장기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대출과 유가증권이 늘면 RSF가 증가하고 이를 받치는 예금과 자본, 장기 조달이 함께 확대돼야 비율이 유지된다. 이번 우리은행 수치는 조달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필요안정자금이 더 크게 늘어난 결과에 가깝다.

세부 구조를 보면 흐름은 더 분명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ASF는 자본 33조1904억원, 소매 및 중소기업 고객 예금 142조3573억원, 도매자금조달 114조8812억원으로 구성된다. 예금 기반과 시장성 조달이 함께 늘면서 조달 구조 자체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반면 RSF는 대출 및 유가증권 228조4999억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NSFR 고유동성자산 18조9838억원, 기타 자산 12조3840억원이 더해진다. 자산 운용 금액이 확대되면서 RSF 규모를 키운 구조다. 우리은행은 4분기 NSFR 하락 배경으로 처분제한 고유동성자산 증가를 들었다. 조달 기반 약화보다 자산 측 부담 확대가 먼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분기별 지표 변화 추세는 완만하다. 우리은행 NSFR은 1분기 말 113.40%에서 2분기 말 112.47%, 3분기 말 111.61%, 4분기 말 110.39%로 낮아졌다. 급격한 하락이 아니라 자산 증가가 누적되며 비율이 점진적으로 조정된 모습이다. 자산 확대와 만기 구조 변화가 이어지면서 중장기 조달 구조가 뒤따라 맞춰지는 과정으로 읽힌다.

우리은행의 유동성 지표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우리은행의 NSFR은 여전히 110%대를 유지하고 있다.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보다 NSFR 수치가 높은 곳은 국민은행(118.72%)뿐이다. NSFR은 100% 이상이면 규제를 충족한다. 그럼에도 자산 증가 속도가 조달 확충 속도를 앞지르는 구조가 확인된다. 향후에는 자산 성장 속도와 조달 확대 속도를 어떻게 맞추느냐가 지표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과 리스크 기반 여신 운용, 자본비율 관리 등을 활용해 시장금리와 환경 변화에 맞춰 유동성을 관리해 왔다"고 말했다.

돋보인 단기적 리스크 방어력

우리은행의 단기 유동성 지표는 상승했다. 2025년 4분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07.64%로 전년 말 104.79%보다 2.85%p 높아졌다. 직전 분기(107.19%) 대비로도 0.45%p 올랐다. 고유동성자산은 2024년 말 72조3829억원에서 1년 동안 76조3203억원으로 증가했고 순현금유출도 같은 기간 69조1090억원에서 70조9157억원으로 늘었다.

우리은행의 LCR은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른 경쟁사들을 보면 △국민은행 105.08% △신한은행 104.77% △하나은행 105.51%다. 우리은행은 유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자산 확충 속도가 이를 상회하면서 비율이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4분기 LCR 상승 배경으로 현금과 유가증권 보유 규모 증가를 제시했다. 단기 대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동성 자산을 운용한 결과다. 이는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즉시 대응 가능한 자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단기와 장기 지표가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단기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유동성 자산을 늘려 방어력을 높였고 중장기 리스크 관리에서는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 증가가 먼저 반영됐다. 같은 유동성 관리라도 만기 구간별로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NSFR은 낮아졌지만 110%대를 유지하고 있고 LCR은 상승했다.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 우리은행의 단기 리스크 방어력이 먼저 강화된 것으로 읽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에도 자산 성장과 조달 구조를 함께 고려해 중장기 유동성도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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