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비밀번호 112에 미리 등록해 범죄피해 골든타임 지킨다

대전서부경찰서 서용빈 경장, 행안부 우수제안 경진대회서 은상

데이트폭력 [연합뉴스TV 제공]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지난 9월 대전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나를 스토킹하던 남성이 집에 침입했다'는 여성의 다급한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2분 만에 여성 집 현관을 열고 들어가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았다.

경찰이 지체 없이 현관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이전부터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던 여성이 신변보호를 요청하면서 적은 현관 비밀번호가 자동으로 112시스템에 등록돼 있었던 덕분이다.

22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이 같은 '범죄피해자 현관문 비밀번호 112시스템 선제등록' 시스템은 지난 6월부터 전국 경찰에서 활용되고 있다.

스토킹 범죄나 가정·데이트 폭력 등에 노출된 피해자가 위급상황에 처했을 때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인데, 이는 대전서부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 서용빈 경장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서 경장은 지난 3월 일선 담당자가 피해자에게 비공식적으로 물어보던 현관 비밀번호를 경찰 내부망에 등록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경찰청은 이를 받아들여 범죄피해자 보호신청 서류 작성 때 비밀번호 등록 동의서를 따로 받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아이디어로 서 경장은 최근 행정안전부 주관 중앙 우수제안 경진대회에서 은상(전국 2위)을 받았다.

서 경장은 "1분 1초에 위급상황 피해자의 생명이 좌우되는 일이 허다한데, 현관 비밀번호를 미리 파악한다면 1초라도 일찍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간단한 양식 개선으로 피해자 안전을 더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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