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세대 음원 플랫폼' 소리바다, 결국 회생 실패…파산 수순 밟나 [넘버스]
1세대 음원플랫폼기업 소리바다의 회생절차가 중단됐다. 이미 한차례 회생에 실패한 적 있는 소리바다는 올 초부터 다시 회생을 신청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으나, 원매자를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블로터>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회생법원 제11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지난 21일 소리바다에 대해 회생절차 중단 결정을 내렸다. 법정에서 개최하기로 한 관계인집회도 취소했다. 법원은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제출된 모든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의 심리 또는 결의에 부칠만한 것이 못돼 회생절차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회생절차 폐지는 회생절차의 종료사유 중 하나지만, M&A 등 목적을 달성해 회생절차가 끝나는 ‘종결’과 달리 완주에 실패해 회생절차에서 퇴출당하는 것을 뜻한다. 사실상 파산을 의미하는 셈이다.
이로써 소리바다는 두번째 회생 기회도 살리지 못하게 됐다. 앞서 소리바다는 지난해 4월 처음으로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회생 절차가 폐지되면서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이후 소리바다는 신규 투자자를 확보한 뒤 올해 2월 회생을 다시 신청했고, 법원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3월부터 본격적인 M&A 협상이 시작됐다.
M&A는 사전 예비인수자가 존재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추진됐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있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나면 인수자를 바꾸는 공개입찰 방식이다.
이에 M&A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느냐를 두고 업계 안팎으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최근 온라인 스트리밍 산업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어 인수 매력도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소리바다의 재무구조상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견해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소리바다는 파산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통상 회생절차가 폐지된 기업의 선택지는 파산밖에 없다.
한편, 소리바다는 지난 2000년 양정환·양일환 형제가 설립한 국내 1세대 음원서비스 공급기업이다. 설립 1년 만인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종횡무진했으나, 이후 저작권법 침해 논란, 소송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었다. 이후 2020년부터는 2년 연속으로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지난해 5월 결국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를 통보받았다. 소리바다는 즉각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된 뒤 같은 해 9월 최종적으로 증시에서 퇴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