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마을 곳곳 찾아 나눔…“짜장면 한그릇에 사랑은 곱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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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고 모든 조건을 갖춰야 나눌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바로 지금 실천할 수 있는 게 나눔이죠."
1년에 딱 한달 반 동안 봉화 오지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에게 짜장면을 대접하고, 녹슨 칼과 가위를 새것처럼 갈아주는 칼갈이 봉사활동을 한다.
마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루에 50∼60그릇, 많게는 100그릇까지 만든다.
손씨는 "처음엔 봉사활동에 반대했지만 짜장면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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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씨 부부 5년전 재능기부 나서
1월 중순~2월 오지마을 찾아
이씨 ‘칼·가위 갈아주기’ 동참해

“넉넉하고 모든 조건을 갖춰야 나눌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바로 지금 실천할 수 있는 게 나눔이죠.”
경북 봉화군 춘양면엔 ‘나눔 드림팀’이 있다. 1년에 딱 한달 반 동안 봉화 오지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에게 짜장면을 대접하고, 녹슨 칼과 가위를 새것처럼 갈아주는 칼갈이 봉사활동을 한다. ‘짜장 천사’ 엄춘석(60)·손영빈씨(56) 부부와 ‘춘양 맥가이버’ 이상섭씨(64)가 그 주인공이다.
지역에서 작은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엄씨는 2019년부터 부인인 손씨와 함께 자비로 짜장면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나눔은 엄씨가 본업을 잠시 쉬는 1월 중순부터 2월말까지 한달 반 동안 이뤄진다. 부부는 제면기와 조리용 가스레인지를 갖춘 ‘짜장 트럭’을 타고 춘양면을 비롯해 소천면·재산면·석포면에 있는 오지 마을을 찾는다. 해마다 25∼27곳 마을에서 나눔을 펼친다. 마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루에 50∼60그릇, 많게는 100그릇까지 만든다.
손씨는 “처음엔 봉사활동에 반대했지만 짜장면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엄씨는 “어르신 한분이 6년 만에 짜장면을 먹었다며 전하는 고마움에 행복했는데, 그때 나눔 그 자체가 바로 기쁨이란 걸 깨달았다”면서 “나눔으로 해마다 더 성장해가는 느낌”이라고 겸손해했다.
30대 때 중국집을 운영한 그는 당시 한 노부부가 돈을 아끼기 위해 짜장면 한그릇을 나눠 먹는 모습을 본 계기로 나눔을 결심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차일피일 미루다 어느날 더 나이 들면 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비록 넉넉하진 않지만 지금 바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회상했다.
부부의 나눔엔 원칙이 있다. 짜장면 배달이 안되는 산골 오지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부부의 봉사활동에 든든한 동행이 생겼다. 바로 이씨다. 건축설비업을 하던 이씨는 2021년 작업 도중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당했다. 큰 수술을 3번 했고, 요즘도 한달에 2∼3차례 서울을 오가며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를 겪은 후 이씨는 완쾌하면 나눔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치료를 위해 서울로 가는 버스를 하루 2∼3시간 타면서 유튜브로 칼갈이 기술을 익혔다”며 “마침 나눔을 실천하는 후배가 있다고 해 함께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하루에 많게는 120자루 칼과 가위를 손본다.
엄씨는 “지난해부터 형님(이상섭씨)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는데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신다”고 귀띔했다.
칼 6자루를 맡긴 송복례 어르신(89·물야면 수식1리)은 “혼자 사니 칼을 갈 수 없어 계속 새 칼을 샀다”며 “녹슨 칼을 갈아주니 속이 후련하고, 1년은 거뜬하게 쓸 수 있겠다”면서 활짝 웃었다.
‘나눔 드림팀’은 올해도 한달여 동안 25곳 마을을 찾아다니며 사랑과 정을 나눴다. 이들은 최근 물야면 수식1리에서 내년을 기약하며 2024년 봉사활동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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