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알짜배기’ 호남 가고 ‘쭉정이’만 대구·경북 오나
350곳 초읽기… 지역 차별 우려
여당, 호남에 32조 거대 공기업
말산업 클러스터 묶음 유치 총력
TK는 개별 기관 접근에 머물러
기능 집적형 유치전략 새판 짜야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발표가 10월 이후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에는 알짜배기 기관 대신 쭉정이만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공공기관은 대략 350곳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과 관련 "공론화 과정을 거쳐 10∼11월 정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지방선거 이후 새로 선출된 지방정부 대표들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노동조합 의견도 함께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이전은 공청회와 청문회 등을 거쳐 마무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공공기관 이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대구·경북 지역도 2차 공공기관 유치 전략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공동 유치 방안 논의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 정부에서 공공기관 이전이 추진된다는 점에서 우량 기관은 여당 광역단체장 쪽으로 이전하고, 세수 효과 등이 미미한 일명 쭉정이 공공기관은 야당 광역단체장 지역으로 배치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열린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 전략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나왔다.
참석자들은 토의 과정에서 최근 정부의 국토 균형발전 방향이 일부 지역으로 편중돼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어 대구·경북은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인 만큼 많은 공공기관이 이전해, 지역경제와 국토 균형발전의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이번 공공기관 이전은 어떠한 정치적 고려나 지역 간 나눠먹기가 아니라,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 아래 공정하게 추진돼야 한다"며 "대구·경북은 미래모빌리티, 로봇, 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산업 기반을 착실하게 구축해 온 만큼, 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공기관이 반드시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 의원들은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이 지향하는 기능 집적형 이전 모델을 구상해 공공기관 유치 전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은 최근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한국발전공사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을 통합해 한국발전공사를 설립하고, 주된 사무소와 재생에너지전환본부를 전북특별자치도에 두도록 했다.
특히 공사의 자본금을 32조원으로 해 거대 공기업으로 키워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20일 같은 당 박희승 의원은 우희종 한국마사회장과 면담을 갖고, 남원·장수·임실·순창을 하나로 묶는 광역 말산업 클러스터 구상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한국마사회 본사는 남원 이전, 제5 경마공원은 순창·담양 유치, 임실은 경주 퇴역마 휴양센터 조성, 장수는 말산업문화테마파크 조성으로 하나의 패키지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단순히 마사회 본사 이전 하나가 아니라 생산-경주-회복-말휴양-재활 관련 산업 생태계를 모두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당 황명선 국회의원도 24일 열린 예결위 결산 종합질의에서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에 밀집한 국방부 직할부대(국직부대)의 지방 이전을 제안했다.
현재 29개 국직부대 및 관련 기관 중 약 76%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황 의원은 군 복지· 재정 관리, 사료·역사 연구, 보안·사법 지원, 정보통신·사이버 작전 등 행정·지원·연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들부터 이전 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의 이전 희망 공공기관은 개별 공공기관 이전에 머물러 있어 경북에 특화된 기능 집적형 이전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공공기관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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