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법원에 달려…기로에 선 '5조 머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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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에 대항해 경영권 지키기에 나선 고려아연의 운명이 이번 주 기로에 섰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총 5조원에 달하는 '머니게임'의 승기를 잡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경로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매수' 등 투트랙 전략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법원이 영풍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인 자사주 매입은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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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번주 가처분 결정 전망…"내달 2일까지 대항매수 시작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에 대항해 경영권 지키기에 나선 고려아연의 운명이 이번 주 기로에 섰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총 5조원에 달하는 '머니게임'의 승기를 잡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경로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매수' 등 투트랙 전략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가운데 자사주 매입은 자기주식 취득 허용 여부가 법원의 손에 달려 있어 이번 주 중으로 예상되는 법원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이날까지 MBK·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등 양쪽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결정을 내릴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풍 측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MBK가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는 기간(9월 13일∼10월 4일)에는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조치해 달라는 취지다.
영풍 측은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근거해 고려아연이 영풍의 계열회사이기 때문에 법으로 정한 '특별 관계자'에 해당하며, 따라서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면서 더 이상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별관계인이 아니라고 공시했다"며 자사주 취득이 합법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법원이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다면 고려아연은 외부 사모펀드와의 협력을 통한 지분 확보 외에도 법인 보유 자금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을 더 늘릴 수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최근 기업어음(CP) 발행으로 4천억원을 마련하고 증권사 대출 등의 실탄을 준비해둔 것도 자사주 매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법원이 영풍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인 자사주 매입은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최 회장 측은 대항 공개매수 카드만으로 경영권을 지켜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최소 6% 수준으로 평가된다.
MBK 측이 1주당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한 만큼, 최 회장이 '지분 6% 확보'를 위해 주당 80만원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필요 자금은 총 1조3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고려아연 측 최씨 일가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호 세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도 대항 공개매수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해 일본 도쿄를 찾아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BHP 일본법인 소속 고위 관계자와 회동하고, 글로벌 투자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의 최내현 회장과 고려아연 호주 계열사인 아크에너지 최주원 대표 등도 글로벌 우호 세력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최 회장 측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도 접촉해 1조원 안팎의 자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MBK·영풍의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4일 이전에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하려면 늦어도 다음 달 2일까지는 자금 예치와 공개매수 신고서 제출을 마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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