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들고 CCTV 보더니 '쏙'‥"찾아서 라면 끓여주고 싶어요"
비가 내리던 지난 16일 저녁 서울 중랑구의 한 무인 가게.
라면을 팔고 있는 이 가게에 검은색 상의를 입은 남성 손님이 들어옵니다.
10대 중고등학생 정도로 앳돼 보이는 이 손님은 그런데, 이미 뜨거운 물을 받은 컵라면을 한 손에 들고 있습니다.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테이블에 컵라면을 올려놓은 손님.
CCTV 쪽을 바라보며 얼른 지갑을 꺼내더니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 들어 보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던 손님은 가게 구석 휴지쪽으로 향하더니 지폐를 틈에 끼워 넣고, 이어서 5백 원짜리 동전도 하나 꺼내 CCTV에 보여주더니 또 숨겨 둡니다.
그러고 나서야 옅은 미소를 짓더니 테이블에 앉아 가져온 컵라면을 먹기 시작합니다.
외부에서 사 온 컵라면을 남의 가게에서 먹는 게 미안했는지 돈을 두고 간 걸로 보입니다.
이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업주는 뒤늦게 이런 장면을 보게 됐다고 합니다.
[최윤정/무인가게 업주] "(가게) 정리를 하다가 현금이 있어서 어? 이게 무슨 돈이지? 누가 놓고 갔나? 이제 이러고 CCTV를 돌려 봤더니… 너무 예뻤어요. 진짜, 깜짝 놀랐어요."
해당 점포는 자판기에서 컵라면이 아닌 봉지 라면만 팔고 있었고, 카드 결제만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또, 인근에 컵라면을 파는 편의점은 공간이 좁아 라면을 먹을 곳이 없다고 업주는 설명했습니다.
[최윤정/무인가게 업주] "그때 좀 어둡고 비가 와서 좀 추웠어요. 제가 봤을 때는 추측이지만 카드가 없어서 컵라면을 편의점에서 사서 와서 먹은 것 같아요."
평소 무인가게라는 점을 악용해 외부 음식만 먹고 나가 버리는 어른들도 많았는데, 어린 학생의 행동에 업주는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고 합니다.
[최윤정/무인가게 업주] "물건을 훔쳐 가고 그런 일도 되게 많았는데, 그런 일들만 겪다가 이렇게 이 아이를 보고, 제가 그 동영상을 보면서 정말 울컥했어요."
업주는 만약 이 손님을 찾을 수 있다면 직접 만나 칭찬하고 싶은 마음에 사연을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최윤정/무인가게 업주] "1,500원도 돌려주고, 오면 따뜻한 라면 한 그릇이라도 제가 좀 주고 싶은 마음에… 무엇보다 그 아이도 그렇고 그 부모님이 꼭 아셨으면 좋겠어요, 이 사연을. 우리 아들이 얼마나 잘 컸는지, 바르게 행동하고 다니는지…"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45282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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