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달러짜리’ 벌타 자진신고 “배운 대로 했을 뿐”
정직 강조한 부모·스승 영향받아
“실수를 저지른 게 틀림없다고 느꼈고, 명확하게 밝히고 싶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250만달러’짜리 벌타 자진신고로 주목받은 사히스 티갈라(미국·사진)가 가을 시리즈 첫 대회 출전을 앞두고 당시를 돌이켜봤다.
티갈라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의 실버라도 리조트 노스코스(파72·7123야드)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프로코어 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을 앞두고 지난해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기자회견에서 “만약 룰 위반을 신고하지 않았다면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치노힐스의 엘프라도 골프장의 유명한 교습가인 릭 헌터의 제자로 주니어 시절부터 “골프 코스에서 룰 위반을 속인다면 여러분은 밤에 잠을 못 이룰 것”이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았다.
티갈라는 지난달 투어 챔피언십 3라운드 3번홀에서 벙커샷을 하다가 클럽으로 모래 알갱이를 건드린 것 같다고 동반자 잰더 쇼플리(미국)에게 알리고 경기위원을 불러 자진신고를 했다. 이로 인해 2벌타를 받지 않았다면 그는 투어 챔피언십을 3위가 아닌 공동 2위로 끝내고, 보너스 상금도 750만달러가 아닌 1000만달러를 받았을 것이다.
티갈라의 벙커샷 룰 위반 장면은 방송 화면을 돌려봐도 판독하기 어려운 정도였지만 그는 “룰을 위반한 게 확실했고, 대가를 치르게 됐다”면서 “하지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티갈라의 스승 헌터는 “속임수를 쓰면 밤에 잠을 못 이룰 것이라는 내 표현을 그가 그대로 사용한 게 맞다”면서 “하지만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고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티갈라의 됨됨이를 보여준다. 그는 정직한 천성을 타고났다”고 칭찬했다.
티갈라의 정직성은 부모로부터 받은 가정교육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인도계 부모 사이에서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한 그는 “아버지는 골프에 관한 모든 가치를 가르쳐 주셨고, 어머니는 골프 외적인 부분에 대해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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