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은 제작자 한 명의 생각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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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튜디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지난 10년간 흥행작을 쏟아냈습니다. 

「남산의 부장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2020년 관객 수 1·2위의 영화였어요. 

2015년 개봉한 「내부자들」은 관객 707만 명을 불러 모았죠. 

그 한가운데 김원국 제작자가 있습니다. 
롱블랙과 인터뷰 중인 김원국 제작자. ⓒ롱블랙

Chapter 1.카타르시스 : 관객의 만족감을 설계하라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가 생각하는
잘 만든 이야기란,
기대감을 채워주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보기로 결심한 관객이
영화관을 나서며 후회하지 않도록.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이 대사처럼, 상업적으로 성공하면 좋은 영화예요.

이때 중요한 건, 바로 관객의 만족감.

영화를 본다는 건,
자기 의지로 극장에 가 티켓을 끊는 행위잖아요.

그럼 보답해야죠.
호러 영화를 볼 때 뭘 느끼고 싶을까요? 공포죠.

관객의 기대에 충실한 작품을 만드는 것. 그게 저의 목표예요.”

_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서울의 봄」은 관객에게 어떤 만족감을 주고 싶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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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카타르시스’예요. 

우리 안에는 다양한 감정이 있어요.
하지만 공적으로 드러내는 감정은 극히 일부죠. 

그렇게 억누르는 분노와 욕구, 슬픔을,
영화 속 인물들은 자유로이 표현해요.
관객들은 이를 보며 희열을 느낍니다. 

“「서울의 봄」이
‘비극적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비슷하죠.
인간은 희극을 굳이 또 찾아보지 않지만,
비극적 카타르시스는 보고, 또 보게 돼요.

「서울의 봄」을 본 젊은 세대 역시,
분노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거예요.”

카타르시스에 기름칠을 하는 건 ‘욕망’입니다.
인물들의 욕망이 끓어 넘치면 감정은 증폭돼요. 

극 중 전두광이 대통령실에서
참모총장 연행 재가를 받지 못하는 장면을 예로 들까요. 

관객은 ‘만약 전두광이 정문에서 잡혔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분노하죠. 

전두광의 권력을 향한 욕망은,
관객의 분노를 증폭시킵니다.

ⓒ플러스엠
“포인트는 ‘욕망’이에요.

욕망은 욕심이란 뜻도 있지만,
목표라는 뜻도 있죠.

지금 제작 중인 영화 「하얼빈」도,
안중근 의사의 욕망을 담았어요.”

Chapter 2. 기획자, 실무에 과하게 참견 말라

시나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영상에 잘 담기지 않으면 선택받을 수 없겠죠. 

김 대표는 좋은 감독을 만나면,
공들여 기획한 시나리오를 맡겨버립니다. 

감독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도록.


김 대표는 왜 김성수 감독*을 선택했을까요.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 「아수라」, 「서울의 봄」 등을 연출했다.

1961년생인 김성수 감독은
1979년 그날 한남동에서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될 때,
총소리를 직접 들었던 사람이에요.
그 시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인물 묘사와 캐릭터 연출에도 탁월하다고,
김 대표는 말해요. 

비슷한 군복을 입고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저마다의 특징을 살려 찍을 수 있는 감독이었죠.

“우리가 만든 대본에
연출자의 각색, 윤색이 더해집니다.

생각한 것과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도 꽤 있죠.
하지만 아주 심하게 선을 넘지 않는 이상, 맡겨요.”

다만 김원국 대표는
현장에 자주 가는 제작자로 유명합니다.
제작자는 흐름을 읽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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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영상화하는 순간의 분위기를 읽어야,
마케팅, 편집, 홍보의 흐름도 자연스러워져요. 

이 모든 과정이 결국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과정입니다.

“조선소에서 배를 지을 때,
울산에 가야 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시간이 흐르면 어쨌든 배는 완성되겠지만,
제대로 완성하려면 현장에 가야죠.

시시각각 요구하는 것이 많은 게
영화 현장이에요.

다 찍으면 편집을 어떻게 할 건지,
개봉할 때 예고편 포스터는 어떻게 할 건지.”

Chapter 3.기획자는 흔들릴 때가 많아야 한다

두 시간 내외의 영화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대략 5년. 

‘이 길이 맞나’ 수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어요.
특히 「서울의 봄」은 주변에서 의심을 많이 한 영화입니다.

“영화판 사람들은 열이면 아홉,
‘실패해서 우울한 역사를 굳이 왜 꺼내 드느냐’고 했어요.

보통은 성공한 얘기, 해피엔딩을 말하니까요.”

심지가 단단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김원국 대표는 반대로 말했어요.

“자기를 믿는 것이 제일 위험합니다.
이름 있는 회사의 경영진들도 막판까지
‘이렇게 결정하는 게 맞나’
수시로 의심한다고들 하잖아요.

자기 확신도 있어야겠지만, 끝까지 의심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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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의심한다는 건, 곧 회고한다는 거예요. 

김 대표는 2023년 1월에 개봉한
영화 「스위치」 사례를 들려줬어요. 

원제는 「크리스마스 선물」.
스토리도 크리스마스이브에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어요.
최종 관객 수는 42만명. 예상보다 적었습니다.

“크리스마스용 기획 영화였어요.

「아바타」를 피하겠다고 갑자기 개봉을 미루고,
제목을 바꿨던 게 패착이었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기획 의도에 맞게 개봉했어야 했어요.

의심은 기획 단계까지 거슬러 가기도 해요.
내가 왜 크리스마스 영화로 기획했을까.

그냥 ‘생일날 벌어진 일’로도, 충분히 바꿀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생각까지 하는 거죠.”

자신을 향한 의심은 당장은 아프겠지만,
그다음 기획 때 발돋움이 되겠죠.


Chapter 4. 이야기는 고독에서 우러나온다

영화 제작자라고 하면,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김 대표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직원들과 회의도 거의 하지 않아요. 

주로 메신저로 연락하고,
급한 일이면 따로 불러서
10분 정도 이야기하는 게 끝이죠. 

늦게까지 술 마시는 것도 질색이라고 손사래 쳤어요.

「서울의 봄」 역시, 혼자만의 생각과 감상에서 출발했습니다. 

김 대표는 군복무를 하며
1979년 12·12 사태의 전말을 알게 됐어요. 

언젠가 영화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만 했죠. 

2009년 배우 톰 크루즈가 연기한
「작전명 발키리」를 보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습니다. 

히틀러 암살 작전을 다룬 영화였어요.
홍인표 작가와 2016년 추석부터
구성을 잡기 시작합니다. 

초고 완성에만 3년이 걸렸어요.

구체화부터 각색까지,
김 대표가 시나리오를 붙잡고 있던 기간은 총 11년. 

제작 기간인 4년보다 훨씬 긴 시간입니다.

“「서울의 봄」은 혼자만의 생각으로 시작됐어요.

처음 만난 작가와 둘이서 뼈대를 만들었고,
그게 관객 수 1300만 명까지 온 거예요.

영화 제작은 혼자 일하는 시간이 길어요.
그런 특성이 저와 맞죠.

혼자서 산책하고, 운동하면서 휴대폰과 잠시 멀어져요.

그때 생각을 많이 해요.
성격이 급해서 판단을 쉽게 하는 편인데,
혼자만의 시간에 나를 돌아보곤 합니다.”

관객은 크레딧에 나오는 이름 한 줄로 제작자를 만나요. 

감독, 스태프, 배우처럼,
영상에 기록되는 사람은 아니죠. 

제작자는 어떤 보람을 얻을까요.
그는 영화라는 집을 짓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제작자였습니다.

“영화는 역사로 기록되죠.
그런데 영화를 찍는 과정은, 추억 속에 남아요.

제가 언제 몽골에서
이틀 동안 차만 타다가 오겠어요.
라트비아를 또 어떻게 다녀오겠어요.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말해요.
‘이 순간을 기억하고, 과정을 소중히 여기자’고.
어차피 한 번 살다 가는 인생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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