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생명이 채권 교체 매매 시행으로 인해 938억원의 손실분이 발생했다. 시장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저이율 채권 처분에 따른 매각손을 감수하면서도 고이율 채권을 사들여 장기적인 운용수익률 상향을 꾀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자회사형 GA(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실적 덕분에 손실분을 일부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4분기 3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연간 순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1.2% 증가한 1250억원으로 소폭이나마 성장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지난 2021년 3월 출범 후 3년만에 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2022년 각각 256억원, 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2023년 미래에셋생명의 채널별 APE(연납화보험료) 비중을 살펴보면 GA 채널이 8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위해 GA시장을 통한 보장성 상품 판매 활성화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보영 재무회계팀장은 "고금리 상황 하에서 이익 향상과 장기 투자 수익 제고를 위해 채권 교체 매매를 실행했다"며 "이 효과로 자산 만기수익률(YTM)이 상승해 앞으로는 투자손익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고금리를 '고점'으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공격적인 채권 투자에 나서면서도 주식시장과 연동성이 큰 변액보험 전망도 밝게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변액투자형 보험 APE는 41.2% 급감하며 전체 APE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 팀장은 "지난해에는 업계의 고금리 상품의 판매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변액 투자형 보험의 실적이 저조했지만 기준가 상승의 영향으로 변액보험에 대한 투자 심리는 점진적으로 회복돼 월납 보험료 중심으로 판매가 개선됐다"며 "최근 금융시장이 빠르게 회복함에 따라 올해 1, 2월의 변액보험 APE 실적은 지난해 월평균 대비 3배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계약 CSM의 경우 보장성 보험 판매 증가 효과로 전년 대비 7.2% 증가한 2918억원 확보했다. CSM은 2023년 3분기 실손보험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 변경으로 1885억원의 감소가 있었음에도 불구, 2023년말 기준 CSM은 2조215억원으로 2조원 넘어섰다. 이 가운데 보장성보험 비중은 76.5%에 이른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과열양상을 보이며 생명보험업 신계약에서 판매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5년, 7년 단기납 저해지 종신보험과 관련, 무리하게 해약환급률을 높이며 판매 촉진에 나서지 않는다는 기조를 이어갔다. 현 시점 미래에셋생명의 7년납 상품의 10년 거치 시 해약환급률은 약 116.0%로 생보업계에서 최저 수준이다.
이 팀장은 "10년 납 이상의 장기납 저해지 상품과 변액 종신보험 및 고수익 건강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수익성이 우수한 건강상해 상품을 중심으로 종신, 정기 및 변액보험의 균형 있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변액보험과 퇴직연금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변액보험의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적립금 12조1000억원을 확보하며 전년 대비 8.2% 증가했고 수수료 수입은 505억원을 기록했다. 퇴직연금의 경우 DC형과 IRP 확대 및 실적 배당형 위주의 영업전략을 실행하며 적립금 규모를 6조500억원까지 높였다. 보험사로는 이례적으로 특별계정 비중이 높은 것(37.2%)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자산운용도 업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해외분산투자 원칙, 중장기적 글로벌 자산 배분에 집중해 변액 펀드 자산 기준 75.5%의 해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은 0.42년으로 전년(0.38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미래에셋생명은 금융감독원의 할인율 현실화 방안 도입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증가해 갭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 팀장은 "미래에셋생명의 대표적인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인 'MVP펀드'의 순자산은 3조9000억원이며 누적 수익률 65.6%를 기록하고 있다"며 "채권 금리 상황을 고려한 할인율 현실화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채권 선도와 장기채를 활용한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추진, 포트폴리오 YTM 제고 및 듀레이션 갭 축소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은 금리하락 및 대량해지위험 산출방식 변경으로 후순위채권 상환에도 불구하고 잠정 지급여력비율(K-ICS)은 214.7%로 200% 초과 달성했다. 이는 전년 191.5%대비 23.2%포인트 증가한 수치를 보이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가져갔다.
이 팀장은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을 통한 신계약CSM 확보를 통해 올해도 200%대의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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