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 "제작 기반 무너져...해명 요구하면 프로그램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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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교양 PD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작자율성뿐 아니라 제작자율성이 구현될 수 있는 제작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고인으로 참석한 조애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수석부본부장에게 "박민 KBS 사장이 취임한 뒤 세월호 다큐멘터리 불방, '역사저널 그날' 폐지, '최욱의 더 라이브'를 중단했고 시사교양국을 폐지한다는 말도 있다"며 "시사교양 PD 출신으로서 박민 사장 취임 후 벌어진 제작자율성 파괴 상황을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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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박민 사장 "프로그램 폐지는 내가 직접 지시할 수도 없고 지시하지도 않아" 반박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KBS 시사교양 PD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작자율성뿐 아니라 제작자율성이 구현될 수 있는 제작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고인으로 참석한 조애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수석부본부장에게 “박민 KBS 사장이 취임한 뒤 세월호 다큐멘터리 불방, '역사저널 그날' 폐지, '최욱의 더 라이브'를 중단했고 시사교양국을 폐지한다는 말도 있다”며 “시사교양 PD 출신으로서 박민 사장 취임 후 벌어진 제작자율성 파괴 상황을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다.
이에 조 부본부장은 “지금 KBS에서는 제작자들이 책임자들에게 프로그램 개폐, MC 선정 등 당연히 질문할 수 있는 것을 질문하거나 해명을 요구하면 프로그램 폐지로 대응하고 있다”며 “제작자율성 이전에 제작자율성이 구현될 수 있는 제작의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민 사장 취임 후 프로그램이 시사교양국에서만 네 개가 없어졌다”며 “'더 라이브'는 취임도 하기 전에 없어진 거나 다름없고 '역사저널 그날'은 다시 만든다는 말만했지 제작진은 업무분장표에 없다”고 말했다.
조 부본부장은 “이 상황들은 시사교양 PD들, 제작자들, KBS 직원들이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운 결과로 생긴 일”이라며 “경영진이 경쟁력을 운운하며 프로그램을 없앴는데 '더 라이브'는 없어지기 전까지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역사저널 그날'도 시청자게시판에 빨리 부활시켜달라는 요구가 끊임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듣고싶은 이야기만 들으면서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을 빼앗고 '추적60분'을 보도본부로 난데없이 이관시키는 등 시사 영역을 PD로부터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민 사장은 “'추적 60분'은 지난 세월동안 세 차례 스스로 폐지했다. 3사 추적 프로그램 중 제일 시청률이 낮았다”며 “'추적 60분'에 PD들이 아무도 안 가려고 해서 팀을 구성하기 힘들었다”고 반박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는) 당초 예정된 부장과 국장이 합의한 내용과 전혀 다른 걸 만들어서 방영 3일 전에 제시했다”며 “그런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방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나아가 “프로그램 폐지는 제가 직접 지시할 수도 없고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 부본부장은 “프로그램 폐지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모든 제작본부장의 결정에 대한 책임도 사장이 함께 지는 것”이라며 “세월호 PD는 지시받은 내용대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왜 총선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세월호 10주기 방송을 불방시키려 했나.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관련해 박민 사장은 “원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대한 몇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했는데 결국 나온 프로그램은 세월호 10주기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며 “지금 조직개편상 제작자율권은 침해되지 않는다. 보도본부로 이관되지만 어떤 아이템을 보도본부에서 제작하느냐 시사제작 PD가 제작하느냐를 가지고 어떤 게 적합한지 결정하고 이후 제작 과정은 전적으로 PD들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인사고과까지 이뤄지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걱정하는 일은 안 생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개혁신당에서는 공영방송 사장으로 임명되는 분들에게 적어도 10년 이상의 방송 경력을 요구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라며 조 부본부장에게 관련 입장을 물었다. 이에 조 부본부장은 “너무나 필요한 조건”이라며 “방송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장에서의 종사 경험이 생존 가능한 콘텐츠들을 만들어내는 리더십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MBC와 달리 KBS에 비방송 경영인이 많이 오는 이유를 묻자 조 부본부장은 “KBS 내에서 몇 달째 끌고 있는 이번 조직 개편이 비방송 인의 경영 문제를 가장 크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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