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마트·롯데슈퍼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와 비대면 소비 전환 흐름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점포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양사의 사업 부문 통합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이에 양사는 사업부 간 통합을 본격화하고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매장을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 5170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7.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의 매출은 1.3% 감소한 3470억원, 영업이익은 146.6% 급등한 140억원에 달했다.
올해 1~3분기 누계 기준으로는 롯데마트가 매출 4조 3860억원(전년 대비 2.2%↓), 영업이익 800억원(89.9%↑), 롯데슈퍼가 매출 9980억원(3.4%↓), 영업이익 270억원(1496.0%↑)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롯데슈퍼의 이번 실적은 오프라인 유통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대형마트 매출이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22.0%에서 올해 9월 13.7%까지 떨어졌다. SSM의 매출 비중 역시 4.5%에서 2.8%로 줄었다. 이 기간 5개의 비교군(온라인,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SSM) 가운데 매출 비중이 늘어난 것은 온라인과 편의점 뿐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점포 구조조정'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롯데마트는 국내 점포수를 2018년 123곳에서 올해 상반기 111곳으로 줄였고 롯데슈퍼도 올해 상반기까지 218곳(2021년 572곳 → 올해 상반기 354곳)의 매장 문을 닫았다.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자 영업이익도 회복세를 보였다.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2018년 -2874억원 → 2019년 -262억원 → 2020년 190억원 → 2021년 -320억원 → 2022년 540억원으로 개선됐다. 롯데슈퍼도 2018년 -620억원에서 지난해 -40억원으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올해부터는 강성현 부사장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대표를 겸직하면서 사업 부문을 통합하고 있다. 중복되는 업무를 줄이고 판촉과 마케팅에 쓰이는 판매비와 관리비를 절약하기 위한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상품본부를 합쳐 공동 소싱과 MD를 진행했고 롯데슈퍼의 택배배송 및 온라인몰(롯데슈퍼프레시) 서비스를 롯데마트와 통합했다.
사업 부문 통합 시너지는 금방 가시화됐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올해 1분기 각각 69억원, 115억원의 판관비를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롯데마트는 290억원, 롯데슈퍼는 1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롯데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 510억원은 2014년 이후 분기 최대치다.

롯데마트·롯데슈퍼 내부에서도 통합 시너지에 대한 확신이 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전날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2024 롯데마트&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해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라는 통합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통해 영업 활동의 수익 증대와 그 수익이 투자로 이어지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확립하고 파트너사와 동반 성장하는 그로서리 마켓의 리더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양사는 통합 소싱 품목을 확대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다. 파트너사와 협업해 다양한 우량 품종을 도입하고 점포별 상권에 특화된 즉석 조리 식품을 개발한다. 또 차세대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IT·물류 업무 효율화를 달성하고 미래 성장의 핵심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도 적극적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라는 새로운 유형의 매장을 공개했다. 그랑 그로서리는 매장의 90%를 그로서리 상품군으로 편성하고 식품 특화 매장을 총 집결시킨 점포로 국내 최대 즉석 조리 식품 제안 매장을 표방한다. 이는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가치인 '신선·가공 식품' 부문을 강화해 급변한 유통 환경에 적응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 지붕 두 식구'가 된 롯데마데슈퍼 임직원 간의 화학적 결합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업적 통합이 빠르게 이뤄진 만큼 혼란을 겪고 있는 임직원들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며 "마트와 슈퍼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원팀(One-Team)'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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