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폭격과 리비아 유전 폐쇄, 국제유가에 무슨 일이... f. 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14.87pt 하락한 2592.44pt로 출발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5.7원 오른 1310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외국인은 현물 매도와 선물 매수, 기관은 현선물 매도로 출발하며 수급이 부재했습니다. 유가 상승으로 정유, LPG, 도시가스, 해운, 우주항공, CXL, 통신 등이 강세였습니다.

2580pt대까지 하락하던 코스피는 외국인 선물 매수 방어와 기관의 선물 매수 전환으로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엘앤에프, 에코프로 그룹주 등 2차전지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가 버텨주면서 시장 낙폭은 제한됐습니다. 제주반도체, 퀄리타스반도체, 케이씨텍, HPSP, 두산테스나 등 반도체 소부장도 강세가 지속됐습니다.

9시 30분을 지나며 외국인은 코스피200 순매수로 전환했습니다. SK하이닉스, 기아, 삼성전자우를 중심으로 매수했습니다.

10시 50분을 지나며 외국인 선물은 순매도로 전환해 주가지수선물 장중 저점을 하향 돌파했습니다. 헬스케어가 하락하는 가운데 에너지, 운송업종이 강세였습니다. 1월 들어 외국인은 우주항공, 방산 관련주에 대한 매수세를 지속했습니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2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상회했습니다. 개인 자금 연말 이후 재유입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전에 강세를 보이던 반도체 소부장은 오후 들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습니다.

코스피는 전날과 동일하게 금융투자 중심으로 기관 매물 출회되어 하락했습니다. 12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되고 그 동안 과도한 수준이었던 2024년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과정 속에서 투자심리가 악화됐습니다. 연말 수급 계절성의 후폭풍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약세로 131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다만 장중 달러 움직임 제한적이다보니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은 제한됐습니다.

업종별로는 홍해 리스크 속에 해운주가 강세를 보이며 운수창고가 상승했습니다. 이 외 업종들은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특히 최근 랠리에 중심에 위치했던 의약품은 셀트리온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하방압력을 높였습니다. 연초부터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 약세에 운수장비가 하락했고 최근 뚜렷한 강세를 보인 우주항공, 방산주들도 차익실현 심리가 강화되며 하락 전환했습니다.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 동반 순매도에 하락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제약, 디지털컨텐츠, IT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들이 가장 부진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일부 2차전지가 강세를 보이며 코스닥의 추가 하락은 제한됐습니다.


#업종 동향

1. 이란 폭격 및 리비아 유전 폐쇄... 국제유가 급등에 정유, LPG 상승

지난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유가는 이란 폭격·리비아 유전 폐쇄 등에 급했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32달러(+3.30%) 상승한 72.7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가량 떨어진 케르만 지역에서 열린 이란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의문의 폭발로 최소 103명이 사망하고 188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이란이 사태의 배후로 이스라엘에 무게를 두고 대응을 예고하면서 가자지구 전쟁이 확전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리비아의 최대 유전인 엘 사라라 유전이 시위대 영향으로 폐쇄됐다는 소식도 국제유가에 상방 압력을 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S-Oil, 흥구석유, 중앙에너비스, 극동유화, 대성에너지 등 정유, LPG, 도시가스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의 방식은 특정 고위 공직자를 타겟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공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란 측은 배후에 대해 이스라엘을 지목했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다만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유가가 즉각적으로 반영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배후 추정 과정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확전의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이 유가에는 상방 압력으로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홍해 리스크에 따른 물류비 상승 전망... 해운 상승

주요 해상 교역로인 홍해에서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홍해 무역길을 둘러싼 긴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세계 2위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는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홍해 항로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독일 컨테이너 해운사 하팍로이드 역시 지난달 18일부터 시작한 홍해 운항 중단을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홍해 해협, 파나마 운하의 해상물류 차질로 인해 선사들의 우회 항로 대체 등으로 운송기간이 증가하고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8일 기준 부산-미국 동부 노선 물류비는 3041달러, 부산-유럽 물류비는 2495달러로, 전월(2,398달러, 1,199달러)보다 각각 26.8%와 108% 각각 상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흥아해운, HMM, STX그린로지스, 대한해운 등 해운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조선업 A to Z에 따르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선박들이 꽤 됩니다. 바바리안 테마전망대 역시 아직도 유럽 또는 북미향 컨테이너 선박 대부분 홍해를 피해 운항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상해선물거래소에서 운임지수인 SCFI(유럽선)는 개장 후 10% 상승했습니다.

한투증권은 2023년 마지막주 SCFI는 40% 폭등하고 수에즈 운하 운항중단 여파로 12월에만 74% 급등했다면서 이번 운임 상승이 구조적 현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기에 해소될 문제도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선사들이 운항 재개를 “준비”한다는 말이 들려오고 있지만 실제 이들의 속내는 안전을 명분삼아 지금의 운임 상승이 지속되길 원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2021년 좌초사고는 선박을 인양하고 운하를 정비하면 끝나지만 지금의 반군단체 공격은 정확한 끝맺음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운임에 더 가까운 CCFI는 12월 마지막주 3% 상승한 909p에 그쳤지만 시차를 두고 1분기에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3. 올해 호실적 전망... 여행주 상승

하나증권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두 회사의 전분기대비 송객 수 성장률은 25%로 예상보다 좋았다며 올해 1월 강력한 회복에 힘입어 1분기에는 30% 수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두 회사의 평균판매단가(ASP)는 100만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이전 중간 가격대 상품의 비중이 5% 수준이었지만 최근 두 회사 모두 30%대를 기록한데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여행경험이 쌓이면서 관광지만 방문하거나 쇼핑옵션이 포함된 가장 싼 상품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며 평균판매단가 상승에도 고객만족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사상 최대 실적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출국자는 2200만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2,428만명)의 90% 수준까지 회복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외 출국자가 늘면서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하나투어의 지난해 4분기 해외 패키지 송출객은 44만명으로 연간 분기 기준 가장 많았으며 2022년 대비 232% 급증했습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024년 1분기 역시 수요와 공급의 안정화로 해외여행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고 모두투어 역시 지난해 4분기 해외 패키지 송출객은 26만명으로 연간 4개 분기 중 가장 많았습니다. 하나증권은 지난 4분기 하나투어는 영업이익 113억원으로 흑자전환하고 모두투어 역시 영업이익 1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SK증권은 롯데관광개발에 대해 제주도 외국인 입도객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롯데관광개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도 함께 성장하고 있고 올해에도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주도를 찾는 교통 수단의 증가하고 있으며 마카오 단속에 따른 반사 이익이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카지노 드랍액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3월 약 960억원 수준이었던 카지노 드랍액은 지난해 12월 약 13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국내 시장에서는 하나투어, 롯데관광개발,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등 여행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4. 자동차 및 부품, 12월 판매 둔화... 올해 보수적인 판매 가이던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차의 12월 글로벌 도매 판매는 34.2만대(-0.8%yoy)를 기록했다며 내수 시장 판매가 전년비 11.7% 대폭 감소한 것이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업일수 감소 영향도 일부 있었지만 판촉 활동 강화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감소가 나타난 것은 예상보다 내수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기아의 12월 글로벌 도매 판매는 21.3만대(-9.2%yoy)를 기록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판매 실적을 나타냈는데 이는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판매도 덩달아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해외 공장 조업일수 감소를 감안해도 실망스런 수준으로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024년 글로벌 판매 목표로 424만대(+0.6% yoy)와 320만대(+3.7% yoy)를 제시했습니다. 세부적으로 구분하면 내수 시장의 판매 둔화를 전망하는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입니다. 반면 해외시장 판매는 현대차, 기아가 각각 2.4%, 5.9% 성장할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자동차 시장 환경이 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24년에도 글로벌 자동차 수요 회복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요규모까지 여유가 조금 있지만 공급 차질 해소 등에 따라 누적된 대기수요가 2023년에 상당부분 해소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전기차 수요에 대한 우려와 금리 및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 매크로 불확실성도 2024년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얼리어답터의 구매 이후 본격적인 대중화 이전 과도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전기차 시장 경쟁심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2024년 자동차 업종 어닝 모멘텀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는 KG모빌리티,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 덕양산업, 우신시스템, 코리아에프티 등 자동차 대표주와 자동차부품 테마가 하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