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퍼진 '이색 편의점'…CU의 승부수 통했다
요즘엔 편의점이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한민국 편의점 개수는 5만7617개로 우리나라 행정구역 상 2113개의 동이 있으니 단순히 계산해 봐도 한 개의 동에 27개의 편의점이 있는 셈이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CU의 점포 수는 1만7762개다. GS25도 비슷하다. 편의점 점포 수가 많아지니 상품의 질은 올라가고 가격은 저렴해진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편리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경쟁이 심해지니 이제는 '특별한' 편의점을 개발하고 있다. CU는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라면에 집중했다. 라면은 정말 싸고 간편하지만 맛있다. 그러나 한끼 식사로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데 이를 보충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다. 그랬더니 'K-라면'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도 유명해졌다.
지난해 12월 CU는 라면을 테마로 한 업계 최초 'K-라면 특화 편의점' CU 홍대상상점을 오픈했다. '라면 라이브러리'라는 콘셉트로 수많은 라면을 모아놓고 소비자들이 직접 끓여먹을 수 있게 했다.
가로 6m, 세로 2.5m 크기의 진열장에는 오뚜기, 농심, 삼양 등 90여 가지의 라면이 빽빽히 쌓여있다. 일반 편의점에는 봉지라면 30개가 전부지만 홍대상상점에서는 해외 라면과 컵라면까지 합치면 총 225종이다.
100개가 넘는 라면이 차곡히 정리돼 있다 보니 전경이 예뻐서 유명 포토존이 돼버렸다. 즉석 조리기 3대와 큰 라면 모양의 스탠딩 테이블까지 있어 사진을 찍기 좋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 관광 필수 코스가 돼서 일본 후지TV, 중국 CCTV 등 해외 방송사에서 취재까지 했다.
한 쪽에는 한국의 소주나 수제맥주 등 150여 가지 주류를 마련한 특화 코너도 있어 라면과 함께 즐길 수 있다. K-음식을 제대로 알린 셈이다.
매출 성과도 좋다. 지난해 12월 초 개점 후 지난달까지 14만개의 라면이 팔렸다. 특히 외국인들 비율이 높은데 전체 라면 매출 중 외국인 비율이 65%에 달한다.
라면 라이브러리가 큰 인기를 끌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CU 잠실선착장점은 잠실 한강공원에 위치했다.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한강이 훤히 보이는 '한강뷰'와 함께 라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부산 기장으로 가면 CU 연화리쌍용센터점이 있다. 기장 바닷가 앞의 3층 건물로 3층에 바다가 훤히 보이는 라면 전용존을 구비하고 있다. 개점 6일 만에 라면 1천여 개가 넘게 판매됐다. 특히 기장에서 회를 먹고 살짝 아쉬운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제주도에는 CU 제주신화월드점이 있다. 리조트 시설에 사우나, 수영장 등이 있는데 물에 들어갔다 나와서 먹는 라면은 '꿀맛'이라는 점을 노렸다. 실제로 방문객 중 대다수가 객실로 들어가다 나는 라면 냄새에 라면 라이브러리를 방문한다고 한다.
한국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공항2터미널에는 '스낵 라이브러리'가 있다. 이곳은 라면뿐 아니라 각종 과자와 음료까지 준비돼 있는데 1천개가 넘는 상품이 나란히 진열돼 있어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울 정도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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