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30만원➞17만원 번복 논란에 현대차증권 내부통제 책임론

변덕스러운 애널리스트 행보에 회사 신뢰도 흔들…“내·외부 감사 필요” 요구 봇물
[사진=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한 종목을 두고 3달 사이 무려 3번이나 다른 의견이 적힌 리포트를 발표한 데 대해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증권사 소비자인 소액 투자자들 사이에선 투자 리포트 번복을 방치한 현대차증권의 방만한 경영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더불어 현 수장인 배형근 사장의 내부통제 능력을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안사면 후회’ 매수 추천 뒤 목표가 43% 하향…오락가락 투자리포트에 소비자 신뢰 ‘뚝’

지난 금요일(18일) 현대차증권의 곽모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17만원으로 43.3% 가량 대폭 낮춘 리포트를 발표했다. 해당 리포트에는 한미반도체 최대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의 8단에서 12단으로 설계를 변경하면서 한미반도체의 매출이 단기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같은 날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큰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장 초반에는 1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같은날 거래량도 329만6876주에 달했다. 일 거래량 300만주가 넘은 것은 지난 6월 14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통상적으로 거래량은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판단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목표가 하향 여파는 오늘(21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한미반도체는 전일 대비 2.59% 하락한 10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주가 하락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분노는 리포트를 발표한 현대차증권을 향하고 있다. 불과 3개월 전 같은 사람이 같은 종목에 대해 30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던 게 발단이 됐다. 앞서 곽 연구원은 지난 7월 16일 한미반도체에 대해 ‘지금 안 사면 후회’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단 매수 리포트를 발표하며 목표주가 30만원을 제시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상상인증권(22만원), 19일 유진투자증권(19만원) 등 타 증권사가 발표한 금액과 차이는 다소 컸다.

특히 리포트 발표 당일 해당 연구원이 리포트 내용에 대해 해명에 나선 점은 사태에 기름을 붓고 있다. 당시 곽 연구원은 곧바로 ‘시장의 오해에 대해 정정합니다’라는 제목의 정정 리포트를 재발표했다. 특정 종목에 대한 리포트가 제시되자마자 불과 몇 시간 만에 정정 리포트가 발간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곽 연구원은 정정 리포트에서 “한미반도체의 근본적인 기술경쟁력에 대한 흔들림은 없다”며 “목표가를 내린 것은 타 증권사들과의 단순 괴리율을 조정한 것으로 빠른 시일 내 동사의 목표주가를 재상향 조정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한미반도체 한 소액주주는 “불과 3개월 간격으로 목표가를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뜨린 것도 모자라 오전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냈다가 오후엔 다시 긍정적인 전망으로 바꾼 것이 소비자 기만이 아니면 도대체 뭐냐”라고 성토했다. 이어 “도대체 현대차증권은 자사 이름으로 배포되는 리포트를 검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사정이야 어찌됐든 내부통제가 전혀 안되고 있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 한미반도체 본사 1공장 전경. [사진=한미반도체]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지난 7월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자극적인 제목과 높은 목표주가를 설정한 이후에 불과 3개월 만에 타 증권사와의 괴리율을 조정해 목표주가를 낮춘다는 태도 자체가 오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며 “급하게 정정 보도를 낸 것 역시 스스로 과실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내·외부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매수·매도와 관련한 의견을 자주 변경하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의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또한 이번 현대차증권 리포트 번복 사태에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이 대형증권사는 아니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영향력은 다소 미비할 수 있지만, 리포트 내용을 단기간에 바꾸는 것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혼동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자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 하락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증권은 연구원 개개인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리서치센터는 연구원 개인의 독립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연구원의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선 따로 전달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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