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기이하게 산 톱스타

(Feel터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류승룡을 만나다

절찬리 상영중인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연 류승룡을 만나 영화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촬영 소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영화에 합류하게 된 배경과 결과물을 본 소감은?

아마도 이 영화가 평범한 이야기 중심의 작품이었다면 고사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주크 박스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듣고 솔깃했다. 배세영 작가 (<극한직업>,<완벽한 타인> 시나리오 작가)가 대사를 가사로 잘 치환해 줬고,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배치해 줘서 참 좋았다. 

-부르기 어려운 장면은 없었나?

사전 준비가 많았고, 그에 따른 후반 작업도 길었다. 그래서 노래 연습은 마음먹고 일주일에 길게 했다. 작업이 정말 쉽지 않았다.(웃음) 개인적으로 최백호 가수님의 노래인 '부산에 가면'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게 참 힘들었다. 음하고 멜로디만 들었을 때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이 노래는 후배 가수님들도 쉽지 않다고 하더라.(웃음) 

-영화를 보니 안무도 열심히 하신 것 같다. 

(웃음) 맞다. 열심히 했고, 안무를 지도해 주신 감독님이 잘 해주셔서 무난하게 할 수 있었다.

-염정아 배우와의 부부 호흡은 어땠었나?

듀엣 장면이 없어서 우리는 따로따로 연습을 했다. 그래서 나중에 서로 노래를 주고받았을 때는 너무 편했다. 그런데 너무 노래를 많이 하다 보니까 여성 보컬용 뮤지컬 영화들이 많이 없어서, 키를 맞추는 게 쉽지 않더라. 내가 저음이어서 고생이 많았다.(웃음) 

-결말에 드러나서 좋은 남편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영화 초반부터 진봉이 나쁜 남편의 정석을 보여준다. 시나리오를 보고 겁이 나지 않았나? 캐릭터를 처음 마주한 소감은? 

강진봉의 전반은 굉장히 괴팍하면서도, 빌런 같은 역할이었다. 그렇기에 과거로 돌아가서 상쇄시키는 장면이 없었다면 당황했을 것이다. 사실 극 중 시나리오속 모습이 더 심했다.(웃음) 밥 먹다가 밥상을 뒤집어 버리는 장면도 있었다.(웃음) 

-젊은 시절을 직접 연기한 장면이 나온다. 소감은 어떠셨나?

젊은 시절 모습이 더 나이 들어 보이더라.(웃음) 분장,의상팀이 최대한 많이 도와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병 장면에서는 연대장 느낌이 나더라.(웃음) 그래도 촬영 내내 재미있었고, 뮤지컬 장면을 촬영할 때는 판타지로 들어가는것 같아서 즐거웠다. 개인적으로 대학교 시절 친구들이 함께 춤추고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배우들 모두 우리와 같은 동년배 배우들이어서 너무 좋았다. 나만 늙어 보이지 않았으니까.(웃음) 그 장면 촬영할 때 모두가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류숭룡의 대학,젊은 시절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류승룡 배우의 실제 대학시절은 어땠나?

아주 독특하고 특이했다. 머리도 길거나 빡빡이거나 둘 중에 하나였다. 모두의 청춘 시절이 그랬듯이 당시 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컸고 그로 인해서 나만의 두려운 감정을 기이하게 발현하게 되었던 것 같다. 아마도 나의 뜨거운 열정을 알아주지 못한 세 살을 기이하게 표현했던 것 같다. 

-강진봉이 밉상 남편으로 그려져서인지, 일반 시사회에서 일부 관객들이 욕을 하면서 감상하시더라. (웃음) 연기하는 내내 강진봉의 어떤 모습을 살리고 싶으셨나?

그 부분이 노래, 춤 보다 더 어려운 미션이었다. 요즘에는 그런 남편들은 없지 않은가? '아마 영화를 보는 남편분들은 나는 저 정도는 아니겠지?'라고 위안을 얻지 않았을까? (웃음) 그런데 내가 봐도 얄밉더라. 당연히 나는 얄미워야 했고, '쌍욕'했다는 관객도 있는데 그게 바로 의도였다. 결국에는 웃고 울다가 집에 갈때는 남아서 엄마에게 전화해야지 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도 달라졌다. 이 영화 찍으면서 좀더 성숙해지는 감정을 느꼈다. 결국에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라는 배움을 얻었던 것 같다. 

-과거 90년대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연예계 라이징 스타로 주목을 받은 염정아 배우의 팬이었다고 말했다. 팬으로서 연기하며 설렜던 순간이 있었다면? 어느 정도 염정아 배우의 팬이었나? 

당시 염정아 배우는 나에게 연예인 이었다. 그야말로 근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고 할까? 알다시피 그 당시의 나는 기인처럼 하고 다녔다.(웃음) 그만큼 그녀는 나에게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30년 뒤의 현재 이렇게 만나리라는 걸 누가 알았을까? 정말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같다. 첫 만남에 엄청 긴장했는데 염정아 씨가 

오빠 너무나 함께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말을 해주니 바로 무장해제가 되더라.(웃음) 역시 프로구나라는 게 느꼈다. 덕분에 우리는 30년 부부처럼 진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영화에서도 버킷 리스트가 등장하는데, 류승룡 배우의 버킷 리스트가 있다면? 

지금 어느 정도 하고 있다. 여행을 좋아했는데, 최근에 트레킹에 푹 빠져서 이와 관련한 여행을 다녀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가족들과 함께 스위스 트레킹도 다녀왔고, 캄차카, 코카셔서 같은 곳에 가서 자연을 둘러봤다. 이번에는 추석에 큰 아들과 함께 몽골 트레킹을 다녀왔다. 나와 아들에게는 그 광경이 영원히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아이돌, 후배 배우들과 함께 한 소감은?

거짓말을 좀 보태자면 다리미에 가슴을 갖다 댄 듯한 느낌이었다. 진심 그대로의 장면들이 많았다고 본다. 후배들이 그 진심 어린 장면들을 완성해서 뿌듯하고 기특할 따름이었다. 아들 역할인 하현상은 말할 필요도 없었고, 옹성우의 연기와 춤은 보는 내내 속이 후련했다. 박세완 배우는 눈동자가 큰 게 신기했고, 함께 연기한 심달기 배우의 연기도 훌륭했다. 그들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이전 행사에서 옹성우가 아들 아닌게 다행이라고 말했는데…

그건 오해다! 다들 다른 의미로 생각했는데…(웃음) 완전히 다른 의미로 말한 것이다. 다음 개봉 예정작인 <정가목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그때는 경상도 사투리로 함께 연기했었다. 옹성우는 연기도 잘하고 태도도 좋은 배우여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배우님은 언제 '인생은 아름답다'라고 느끼셨는지? 

요즘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최근 함께 여행을 다닌 큰 하들이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다. 함께 패키지 여행으로 왔는데, 함께온 여행객들이 아빠와 함께 왔다며 착하다고 칭찬을 하더라.(웃음) 사람들에게 아마 그게 특별해 보였나 보다. 아들과 함께 몽골 초원을 다니는데 기분이 참 좋았고, 나중에 아들이 수능 발표 결과 때 또 오고 싶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함께 여행하고, 또 오자라는 기대감에 참 행복했다. 

-<극한직업> 인터뷰 당시 차와 목공이 취미시라고 하시면서, 즐겁게 이야기 하신게 기억에 남았다. 이번에는 트레킹 여행의 매력을 잘 전해주셨는데, 이런 다양한 취미를 타인에게 전파해 주시는 기분과 이 취미 활동이 연기 활동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궁금하다. 

취미가 있다는 건 행복한 순간이다. 충전의 시간이 되고, 무언가를 비워내는 동시에 채우는 기분이 든다. 그러한 취미 활동이 또 다른 행복감인데, 그 행복감을 넉넉하게 나눌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 취미 활동은 나에게 충전의 시간과 같다. 목공, 다도, 트레킹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줬다. 

인생은 아름다워
감독
최국희
출연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옹성우, 심달기, 하현상, 김다인, 유순웅, 이세령, 김민정
평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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