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마다 놀러 오는 손녀에게 저는 늘 반찬을 한가득 싸 주었습니다. 손녀가 좋아할 거라 믿고 새벽부터 부지런히 만든 것들이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손녀가 제가 싸 준 반찬을 음식물 쓰레기통에 몰래 버리는 모습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를 듣고 저는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정성껏 싸 준 반찬
저는 손녀가 올 때마다 멸치볶음과 나물, 장아찌를 통마다 가득 담았습니다. 손녀는 늘 고맙다며 웃는 얼굴로 받아 갔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빈 통을 가져와서 저는 다 먹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갈수록 반찬의 양을 더 늘렸습니다. 손녀를 챙긴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쓰레기통 앞의 손녀
그날은 손녀가 가기 전에 부엌에서 통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손녀는 제가 싸 준 반찬 일부를 조용히 음식물 쓰레기통에 쏟고 있었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치자 손녀는 얼굴이 빨개지며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저는 서운한 마음에 왜 그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습니다. 손녀는 한참을 망설이다 울먹이며 이유를 털어놓았습니다.

손녀가 말한 이유
손녀는 반찬이 너무 짜서 집에서 아무도 먹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버리면 할머니가 서운해할까 봐 몇 달째 몰래 조금씩 버려 왔다고 했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변해 간을 세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서운함보다 부끄러움이 먼저 밀려와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저는 손녀를 안아 주며 앞으로는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정성을 다한 것이 상대에게는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운한 마음이 들 때 한 번 더 이유를 물어보면 오해가 풀리기도 합니다.가족에게 해 주는 것이 있다면 가끔은 괜찮으냐고 먼저 물어보시면 어떨까요. 솔직한 대답이 오히려 관계를 더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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