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9마리 고양이 익사, 생존 사다리 마련 위해 1억 투자한 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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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운하 속 동물 보호 위해 ‘야생동물 탈출 사다리’ 설치 나선다

약 10만 유로 예산 투입…작은 생명 위한 도시의 배려
사진 : Nichon Glerum, I Amsterda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가 운하에 빠진 동물들의 안전을 위해 수백 개의 작은 나무 계단을 설치할 계획이다. 동물들이 높은 둑을 넘지 못하고 익사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번 사업은 유트레흐트 주의 도시 아메르스포르트(Amersfoort)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된 유사한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아메르스포르트는 지난 6월, 총 300개의 ‘야생동물 탈출용 사다리’를 운하에 설치한 바 있다. 암스테르담은 이 같은 사례에 주목해 시 전역의 운하에 동물들이 빠져나올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기로 했다.

사진 : 픽사베이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이번 사업에 약 10만 유로(한화 약 1억 5천만 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예산은 시 예산 중 사용되지 않은 ‘야생동물 출입로(wildlife exit points)’ 항목에서 충당된다.

그간 예산 부족으로 사업 추진이 보류돼 왔으나, 동물보호를 중시하는 정당 ‘동물당(PvdD)’의 적극적인 제안과 지원으로 본격적인 시행이 가능해졌다.

동물 구조 단체 ‘디렌암뷸란스(Dierenambulance)’는 앞으로 운하에서 동물들이 가장 많이 빠지는 구간을 조사해, 사다리를 설치할 최적의 지점을 시에 제안할 예정이다. 구조 대상은 고양이를 비롯한 소형 동물 전반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들어서만 암스테르담의 운하에서 최소 19마리의 고양이가 익사했다. 고양이 정보센터(Katten Kenniscentrum)의 관계자 매기 루이텐베르흐(Maggie Ruitenberg)는 “고양이는 수영이 가능하긴 하지만, 젖은 털 때문에 금세 지쳐 위험에 빠진다”며 “사다리 하나가 고양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 픽사베이

동물뿐 아니라 사람 역시 운하 익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총 142명이 암스테르담 운하에서 사망했으며,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사고였다.

시는 이에 대응해 일부 개조된 운하 구간에선 사람이 붙잡을 수 있는 ledge(선반형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구조 편의 장치도 함께 도입하고 있다.

이번 야생동물 사다리 설치는 암스테르담의 생태계 보전과 도시 공존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작은 생명까지도 배려하는 도시의 정책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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