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불거진 호르무즈 통행료, 한국이 배상금 대신 내주는 꼴"

박현도 서강대 교수가 말하는 신(新)중동권력지도 2편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받는 건 길 막고 깡패 짓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국제사회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우리도 대한해협에서 통행료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15일 공개된 ‘이기자의 취재수첩’ 두 번째 시간에 출연한 이란 전문가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최근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구조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란, 통행료 수입이 석유 수입 2배?

지난 14일 이란 프레스TV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서는 이란 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란 중앙은행도 호르무즈 통행료를 징수하기 위해 달러와 유로, 위안, 리알(이란 통화)로 된 4개의 특별 계좌를 개설했다. 이는 지역에 대한 감시와 주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가는 석유 수입의 최대 2배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이란이 계좌까지 만들자 일각에서는 전쟁 후에도 통행료를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국제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그는 “지금 국제사회가 조용한 것은 전쟁 중이기 때문”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이란이 종전 후에도 호르무즈 통제권을 주장하면서 계속 통행료를 받는다면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99%가 호르무즈를 통과한다. 그는 “사우디와 UAE산 원유는 우회 루트를 통해 들어올 수 있지만 쿠웨이트와 이라크산은 대안이 없다”며 “이란이 호르무즈를 지렛대로 계속 쓰려 한다면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란은 왜 UAE를 집중 타격했나

인터뷰 중인 박현도 교수(오른쪽). /취재수첩 캡처

이란은 이번 전쟁 중 미군 주둔 지역을 공격한다면서 아랍에미리트(UAE)를 집중 타격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배경에는 구조적인 갈등이 있다”고 말했다.

“UAE는 이스라엘과 가장 친한 아랍 국가입니다. 전쟁 시작과 동시에 이스라엘군이 아이언돔을 갖고 UAE에 들어왔어요.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 땅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스라엘을 나라로 인정하지 않는 이란이 좋아할 리 없죠.”

여기에 1971년부터 이어진 영토 분쟁도 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섬 3개를 이란이 그때부터 장악하고 있는데 UAE는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다”며 “이란에게 UAE는 제일 꼴 보기 싫은 나라다. 전쟁이 끝나도 UAE와 이란의 관계 재정립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에너지 허브를?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온다. 미국 한 언론은 사우디가 이란 전쟁을 부추겼다는 보도를 냈고,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휴전 추진을 임시 휴전으로 바꾼 것도 사우디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사우디 입장은 이참에 이란을 확 눌러놓아야 다음에 문제를 안 일으킬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사우디가 이번에 피해를 많이 본 것은 사실입니다. 전쟁으로 새 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파괴되고 각종 행사도 중단됐습니다. 그러나 유가 급등으로 오일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는 경제적 손익 계산이 복잡합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사우디가 전쟁 자금을 대는 대신 종전 후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고 이스라엘을 에너지 허브로 만드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만 사우디 입장이 좀 애매한 건 사실입니다.”

/이혜운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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