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콜라 마시면 오히려 단 음식 더 당겨
서울아산병원 내과 교수가 직접 경고한 이유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시원한 탄산음료를 찾는 사람이 많다. 특히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제로콜라’나 ‘제로사이다’는 체중을 관리하는 이들 사이에서 탄산 대체 음료로 많이 선택된다. 하지만 우창윤 서울아산병원 내과 교수는 "제로음료를 과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미’에 출연한 우 교수는 “제로 음료를 마시면 단 음식을 더 찾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맛을 느끼는 방식 자체가 왜곡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제로음료 마시면 단맛에 무뎌져

우 교수는 “인공감미료로 만든 제로 음료는 혀에만 단맛을 전달하고 혈당을 올리지는 않는다”며 “단맛을 기대한 뇌는 포도당이 들어오지 않으면 더 먹으라고 지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단맛이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에너지원으로 인식되지 않아 결국 갈증이나 식욕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단맛만 자극되고, 혈당 반응은 없다 보니 뇌에서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단맛을 통해 뇌에 전달돼야 할 보상이 사라지면서 뇌는 더 강한 단맛을 요구하게 된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 단 음식을 끊기 더 어려워진다.
특히 이 현상은 비만한 사람일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 교수는 “비만한 사람들은 제로콜라를 마신 후에도 뇌의 배고픔 중추가 활발하게 반응한다”며 “정상 체중인 사람들은 이런 반응이 적다”고 말했다.
단맛에 둔감해지는 혀의 특성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강한 단맛에 자주 노출되면, 혀의 감각세포가 마비되거나 수용체가 줄어든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일반 음식에서는 단맛을 잘 느끼지 못하고, 더 강한 자극을 찾아 나서게 된다.
실제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로 음료에는 인공감미료가 일반 음료 대비 20~30% 더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당분은 없지만, 단맛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간·당뇨·장 기능 저하까지

제로콜라 한 캔만 마신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 음료가 단맛에 대한 기준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단 음식을 찾게 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 제로 음료를 즐겨 마시는 사람 중 일부는 습관적으로 단 간식이나 디저트를 곁들인다.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를 피하고 있다는 만족감에 오히려 다른 당 섭취를 무의식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런 식의 습관은 곧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 음식에 많이 들어 있는 과당이 간에서 중성지방으로 바뀌며 지방간을 유발하는 구조다. 인공감미료는 장내 유익균의 균형도 깨뜨릴 수 있다. 장 기능이 저하되면 소화 흡수 능력도 떨어지고, 체내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이 많아진다.
당뇨병, 심혈관질환, 고혈압 등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체내에 축적되는 내장지방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진다. 특히 음료를 마시는 속도가 빠르고, 식사 전후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일수록 이런 문제에 쉽게 노출된다.
우 교수는 “제로 음료도 결국에는 내장지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맛의 총량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공감미료가 설탕보다 낫다는 이유로 무작정 마셔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설탕 대체재로 출발한 제로 음료는 이제 일상이 됐다. 냉장고 속에 상시 비치해 놓고, 하루 한두 캔씩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 습관이 오히려 더 많은 단 음식을 찾게 하고, 체내 대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
제로콜라 대신 물이나 탄산수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몸에 더 적합하다. 당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무가당 차도 좋은 대안이다. 중요한 건 ‘단맛의 착각’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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