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잘 만드는데... 주가는 왜 아직도 '고물차' 수준일까?

요즘 길을 한번 둘러보세요.
몇 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전기차, '아이오닉'이 부쩍 늘었습니다.

"자동차가 이렇게 예뻐도 되나?" 싶은 '제네시스'는 세계적인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출처:온라인커뮤니티

해외에서는 '올해의 차' 상을 휩쓸고, 품질과 디자인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찬사가 쏟아집니다.
분명 우리 눈으로 봐도, 현대자동차는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주식 앱을 열어보면, 세계를 향해 쾌속 질주하는 현실 속 현대차와는 달리, 주가는 마치 20년 된 낡은 자동차처럼 힘겹게 언덕을 오르는 모습입니다.

"아니, 이렇게 잘나가는데 주가는 왜 이 모양이야?" "이익은 역대 최고라는데, 왜 주가는 10년 전이랑 비슷해?"

이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 오늘 그 이유를 속 시원히 알아보고, 앞으로 우리는 현대차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겠습니다.

현대차의 발목을 잡는 3가지 '족쇄'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현대차의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상을, 전문가들은 흔히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라고 부릅니다.
여기에는 크게 3가지 고질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1. '경기'라는 이름의 족쇄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으로 경기를 많이 타는 '순환 산업'입니다.
경기가 좋고 사람들이 돈을 잘 벌면 차를 바꾸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자동차 구매를 미룹니다.
그래서 시장은 항상 "지금은 실적이 좋아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경기가 나빠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미리 합니다.
이 불안감 때문에 주가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2. '노조'라는 이름의 족쇄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는 '노사 갈등'과 '파업' 소식은 현대차의 오랜 아킬레스건입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눈에는, 예측 불가능한 노사 문제가 언제든 생산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는 큰 리스크로 보입니다.
이 리스크가 주가를 깎아내리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3. '지배구조'라는 이름의 족쇄

조금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는 투자자들에게 항상 물음표를 남깁니다.
중요한 의사 결정이 과연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인지에 대한 불신이 존재합니다.
이 불투명함이 주가에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됩니다.

'고물차'일까, 가치를 숨긴 '클래식카'일까?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이런 명백한 단점들 때문에 현대차 주식을 사면 안 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바로 이 단점들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엄청난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관점을 바꿔봅시다.
시장이 이런 단점들에만 집중하며 주가를 억누르는 동안, 현대차는 '자동차 회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무섭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전기차(EV): 이미 세계 시장에서 테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로보틱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로봇 기술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및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와 '하늘을 나는 택시'라는 미래에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지금 '낡은 자동차 공장'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이동수단'을 만드는 거대한 기술 기업의 지분을 사는 것일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 식의 '가치 투자'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요?

수많은 단점 때문에,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이 회사를 장부상의 가치(자산 가치)보다도 훨씬 싼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마치 명품 클래식카의 엔진과 부품을, 겉모습이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고물차 가격에 살 수 있는 '바겐세일' 기간일지도 모릅니다.

시장의 단기적인 평가에 실망하기보다, 회사가 만들어가는 미래의 변화에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면 남들이 '고물차'라고 외면하는 지금이, 훗날 모두가 부러워하는 멋진 '클래식카'가 될 자산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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