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준 황대헌 사건.“무죄면 끝?” 임효준 논란이 7년째 안 꺼지는 진짜 이유

임효준(현 린샤오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분위기가 갈라진다. 어떤 쪽은 “법원에서 무죄가 났다”로 정리하려 하고, 다른 쪽은 “그래도 대표팀에서 벌어진 일의 무게가 다르다”로 본다. 이 사건은 딱 그 지점에서 끝나지 못했다. 스포츠 징계와 형사 재판이 같은 결론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건의 출발은 2019년 6월 진천선수촌 합숙훈련 중 벌어진 행동으로 알려져 있다. 훈련 중 동료(후배) 선수의 반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일부가 노출됐다는 내용이 ‘성희롱/강제추행’ 논란으로 번졌다. “장난이었다”는 말이 따라붙어도, 국가대표라는 공간에서 그런 행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무엇보다 피해자·가해자 프레임 이전에, 대표팀 생활은 ‘친한 사이 장난’으로 넘어갈 수 없는 규범 위에 서야 한다.

여기서 사건을 제대로 보려면 결론을 두 갈래로 나눠야 한다. 첫째는 연맹 징계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진술과 CCTV 등을 검토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했고,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의결했다. 이후 재심 절차를 거쳤다는 설명이 뒤따르지만, 요지는 간단하다. 스포츠 현장에서는 “징계가 확정돼 실제로 1년을 멈췄다”는 결과가 남았다.

둘째는 형사 재판이다. 이 부분은 1심 유죄 이후 2심 무죄로 뒤집혔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는 흐름으로 정리된다. 여기서 사람들이 자주 착각하는 게 있다. 무죄가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 법원은 형법의 기준으로 ‘강제추행’이라는 범죄가 성립하는지 따지고, 연맹은 선수단 규율과 안전, 인권 기준으로 “대표팀에서 용납될 수 있는가”를 본다. 같은 사건이 다른 잣대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 “무죄니까 다 끝났다”는 말은 현실을 반만 보는 주장에 가깝다. 반대로 “징계가 있었으니 범죄자다” 같은 단정도 위험하다. 다만 확실한 건, 사건이 남긴 흔적이 ‘법원 판결문’에만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표팀은 결과보다 과정과 신뢰로 굴러가는데, 한 번 금이 간 신뢰는 기록표처럼 쉽게 복구되지 않는다. 그 불편한 현실이 임효준 이름을 계속 끌어낸다.

그리고 그 다음 선택이 중국 귀화다. 국적을 바꾸는 건 개인의 자유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 사안에서는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는 해석과 “책임에서 빠져나가는 듯한 인상”이 동시에 따라다닌다. 특히 징계와 재판이 얽힌 상황에서 귀화는 더 민감하다. 팬들은 단순히 ‘어디서 뛰느냐’가 아니라 ‘어떤 태도로 이 사건을 정리했느냐’를 본다. 여기서 임효준은 설득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대중이 기대했던 건 거창한 변명이 아니라, 최소한의 선 긋기였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벌어진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그건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는 명확한 인정과 재발 방지, 그리고 동료들에게 끼친 피해에 대한 정리가 먼저 나왔어야 했다. 그런데 여론이 기억하는 장면은 “법정 공방”과 “귀화”, 그리고 “새 나라에서의 재출발”이다. 이 흐름은 사람들에게 ‘반성’보다 ‘출구 전략’처럼 읽히기 쉽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에서도 린샤오쥔은 늘 ‘특별 취급’의 대상이다. 기대가 크니 결과가 나쁘면 반동도 크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혼성계주 결승에서 빠지자 “왜 안 쓰냐”가 먼저 터졌고, 메달을 놓치자 “역시 믿을 수 있냐”로 금세 바뀐다. 국적을 바꾸면 부담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압박의 결이 달라질 뿐이다. 한 번 논란이 생긴 선수는 어느 나라에서도 ‘완전한 보호막’ 속에 살기 어렵다.

임효준의 과거 성적은 화려하다. 평창에서 1500m 금메달을 따며 스타가 됐고, 세계선수권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커리어는 실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특히 쇼트트랙처럼 팀 문화와 합숙이 강한 종목은 더 그렇다. 실력이 뛰어나도 “함께하기 불편한 선수”라는 낙인이 찍히면, 그 순간부터 선수는 기록이 아니라 분위기와 논란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이 사건은 임효준을 ‘피해자’로도, ‘악당’으로도 단순 정리할 수 없게 만든다. 다만 분명한 건, 논란의 출발점이 본인의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행동이 없었다면 징계도, 재판도, 귀화도 이만큼 복잡한 서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그를 따라다니는 질문은 하나다. “당신은 그때의 일을 어떻게 책임졌나”라는 질문이다.

스포츠는 결과로 말하는 세계라고들 한다. 하지만 어떤 선수는 결과로 말하기 전에 태도로 먼저 평가받는다. 임효준은 스스로 그 길을 열어버렸고, 그래서 린샤오쥔이라는 새 이름을 달아도 과거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남은 건 오직 두 가지다. 경기력으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든가, 아니면 태도와 책임의 빈칸을 더 늦기 전에 메우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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