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너 그룹, 이젠 ‘고교생 용병’ 모집…‘젊은 전사’ 지원서 돌려
죄수 동원해 ‘인해전술’ 펴다 상당 수 사망
‘죄수 모집’ 제동 걸리자 미성년자 동원 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신규 용병 모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와그너 그룹의 채용 담당자들이 최근 모스크바의 고등학교에서 용병 모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와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 10일 러시아 42개 도시에서 신규 용병 모집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와그너 그룹은 7개월 넘게 이어진 소모전으로 극심한 인명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방부는 이달 초부터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 전역 최소 40개 지역의 스포츠센터를 기반으로 신규 용병 모집을 진행하고 있으며, 학생들까지 모집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복면을 쓴 와그너 그룹의 채용 담당자들이 모스크바의 여러 고등학교에서 진로 상담을 하며 용병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연락처를 수집하기 위해 ‘젊은 전사 지원서’라는 제목의 설문지를 배포했다는 것이다.
와그너 그룹이 고등학생까지 모병 대상으로 삼은 것은 죄수들을 용병으로 모집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와그너 그룹은 지난해 대규모 동원령에도 러시아군이 병력 부족에 직면하자, 러시아 전역의 교도소를 돌며 수감자들을 용병으로 모집했다. 사병보다 두배 이상 높은 24루블(약 517만원)의 월급, 6개월 복무하면 사면해준다는 대가를 제시했다.
이렇게 모집된 용병들은 충분한 훈련 없이 바흐무트 등 최전방에 투입됐고, 러시아의 ‘인해 전술’에 동원돼 극심한 인명 손실을 입었다. 미국은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 용병 5만여명을 파견했으며, 이중 4만명은 교도소에서 동원한 수감자들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크렘린과 러시아 국방부가 제동을 걸면서 교도소에서의 용병 모집은 중단된 상태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의 무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프리고진은 와그너 그룹이 바흐무트 포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국방부가 죄수들을 신병으로 모집하는 것을 불허했다며 “이는 와그너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시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국 국방부는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 배치한 수감자의 절반이 죽거나 다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감자 채용 금지가 지속되면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서 와그너 그룹의 활동 규모와 그 강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구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바흐무트에서만 2만~3만명에 이르는 사상자를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바흐무트에서 일주일간 적군 1100명을 사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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