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밀리터리] '아이언돔'의 자존심 부순 이란 신형 미사일 ‘하지 카셈'

지난 13일 새벽 이란의 핵 시설이 순식간에 파괴됐다. 수백 대에 달하는 이스라엘 전투기의 기습 공격에 화마에 휩싸였다.

이른바 코드명은 ‘라이징 라이언(Rising Lion)’ 작전. 미국과 이란이 6차 핵 협상을 앞둔 이틀 전이었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할때만 해도 20여 년 가까이 우호를 증진하던 그들이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의 화약고가 다시 불타고 있다. / 구글 지도

1967년 이스라엘이 아랍국들과 이른바 ‘6일 전쟁’을 펼칠 때만 해도 이란은 이스라엘에 석유 창고를 열었다. 1979년에는 심지어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미사일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전면전을 불사하리만큼 사활을 건 앙숙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 군부의 수뇌부를 잃었다. 이란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군 총사령부 부사령관 등의 사망이 공식 확인됐다. 궁지에 몰린 이란은 수백 대의 드론과 미사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격으로 반전을 꾀했다. 작전명 ‘어니스트 프라미스 3(Honest Promise 3)’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1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의 모습. 이란의 미사일에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맞서고 있다. / 연합뉴스

아이언돔(Iron Dome)으로 무장해 철통같은 방공망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이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이란의 신형 미사일이 아이언돔을 회피하며 이스라엘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 한가운데 내리 꽂힌 것이다. 그곳엔 이스라엘 방위군 본부가 있다. 이스라엘의 심장부를 관통한 것은 신형 미사일이라 내세우는 ‘하지 카셈(Haj Qasem)’이다. 고폭탄두 장착의 정밀 유도 탄도미사일이다.

2020년 미국에 암살된 카셈 솔레이마니 이슬람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이름을 딴 이 미사일이 세상에 공개된 것은 불과 한 달 전이다. 이란의 국방장관인 아지즈 나시르자데는 유도와 기동성 측면에서 월등하게 향상됐다고 자국의 국영 TV를 통해 밝혔다.

여러 겹의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고 탄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쉽게 우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설계 단계부터 미국의 사드(THAAD)나 이스라엘의 패트리어트 포대를 회피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미사일이 방송에 공개되자 서방 분석가들은 이란의 주장에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며 내부 선전용일 것이라 치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첫 실전 배치된 하지 카셈은 과장이 아님을 드러내며 국제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하지 카셈 미사일은 관성 항법 시스템(INS, Inertial Navigation System)을 탑재하고 있다. 외부 신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위치와 속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길이는 11m, 마하 12의 속도로 대기권에 돌입해 마하 5의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무게는 약 7톤으로, 500kg의 탄두를 탑재한다. 정밀 조준과 전자전 대응 능력도 갖추고 있고 사거리는 1400km이다.

하지 카셈(Haj Qasem) 미사일. 미사일 뒷면으로 미국 공습에 사살된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진이 보인다. / 위키피디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0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의 ‘카셈’ 장군이 미사일로 부활했다. 그리고 보란듯이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을 무력화하며 전 세계를 주목시켰다.

이란이 '가장 크고 가장 강렬한 공격'(largest and most intense missile attack)을 선언하며 선보인 하지 카셈은 ‘복수(vengeance)’를 뜻한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묵인하에 결행된 이스라엘의 공습에 ‘복수(vengeance)’가 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의 발전된 정밀 타격 능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란은 한국이 중동 국가 중 최초로 교역을 시작한 국가이다. 그러나 북한과도 수교를 맺고 있다.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북한과 반서방국가 진영에 서 있어 더 가깝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란과 북한의 군사적 밀월 관계는 정보당국에 의해 끊임없이 포착돼 왔다.

1990년대 초 이란과 이라크 전쟁 말기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이 이란에 수출된 바 있다. 1995년에는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TEL)가, 1999년에는 노동 미사일이 이란으로 반출된 바 있다. 2011년 유엔은 이란항공과 북한의 고려항공이 미사일 관련 장비를 운송했음을 밝혔다.

하지 카셈의 기술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갈까 우려된다. 아이언돔만큼이나 우리의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