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놀주의) 건축 전공 부부가 집을 꾸미면 벌어지는 일

안녕하세요! 작년 11월에 결혼하고 이제 막 7개월 차가 된 건축 전공 커플 유돌부부입니다 :) 저희 부부도 오랜 고민 끝에 25년 된 구축 아파트를 첫 신혼집으로 마련하게 됐습니다!

첫 보금자리에 대한 로망으로 집을 이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원자재비 급등으로 인해 업체에 맡기면 저희 예산을 초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셀프 인테리어로 결정! 대기업 건설사 8년 차 남편의 주도하에 4주간의 인테리어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도면&계획

저희 집은 25년된 구축 아파트로 24평으로 거실 발코니와 침실2 발코니는 확장을 했습니다. 침실1은 안방, 침실2는 서재, 침실3은 드레스룸과 화장대를 배치하기로 했답니다. (방이 큰 순서별로 침실1,2,3 으로 정했어요!)

처음 집을 봤을 때 가장 큰 고민은 주방이었어요. 어설프게 확장이 되어 있는 상태라 분배기의 위치가 애매했고, 바닥의 평활도 불량(40mm 레벨 차이), 구축이라 천정 내부 공간이 낮아 주방 후드 이동 불가하다는 점 등의 문제가 있었어요.

그리고, 주방 한가운데에 AD 실이 있어 "ㄷ"자형  혹은 대면형 주방이 불가능한 구조였어요. 정~말 3주 이상의 오랜 고민 끝에, 분배기 위치(싱크대) / 인덕션 위치 /주방 발코니(세탁실)을 모두 살리는 구조로 정했어요! 단, 500 이상 튀어나온 AD실이 미관상 별로여서 아치 가벽을 시공해서 디자인 요소를 추가했어요ㅎㅎ (AD실만 빼면 'ㄷ'자 주방이에요!)

세장비가 긴 구조라 식탁은 거실 발코니 확장부인 창가 쪽에 두기로 했어요. 손님 초대를 좋아하는 저에겐 큰 식탁이 필요했기 때문에 너무 만족한답니다!

주방구조 검토과정

- 주방 1안 : 주방발코니로 가는 터닝도어 삭제, 작은방에 문 신설하여 'ㄷ'자 주방 실현 -> (미확정) 세탁실 가는 동선 어려움, 후드이동불가, AD실 미관 저해

- 주방 3안 : 주방 발코니 입구 유지, 인덕션 위치 유지, 분배기 위치 유지  -> 최종안 확정, 단 AD실을 가리기 위해 아치 가벽을 만들어서 디자인 요소 추가!

💡 구축 인테리어 꿀팁
- 분배기 위치 및 높이, 크기 확인
- 세대분전반 위치 확인 (저희 부부는 이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답니다..ㅎㅎ)
- 확장부 날개벽, 기둥 등 철거 가능 여부 (저희 침실2 기둥과 날개벽은 내력벽이기 때문에 철거가 불가능했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집 구경을 해볼까요? 아직 여러 가구, 소품들이 들어오기 전이라서 미흡하지만 이쁘게 구경해주세요 :)

현관 Before

신발장, 타일, 디딤석 다 철거했어요! (남편이 직접 철거했어요..ㅋㅋ)

현관 After

구옥 아파트라서 소음과 난방 효과를 위해 중문을 설치했습니다. 화이트 & 아치형 컨셉에 맞춰 디자인을 골랐어요!

짠! 현관 조명은 2인치 cob를 벽 쪽에 붙혀서 산모양으로 비췄어요! 여기에 액자를 달 예정입니다. 신발장은 우드 공간 박스와 하부에 전구색 t5 간접등을 설치해서 따뜻한 느낌을 한층 더해줬어요.

타일은 발품 3주를 다녀본 결과, 윤현상재 이모션 화이트로 선택해서 자칫 좁아 보일 수 있는 현관을 넓게 보이도록 했어요! (아직 장식장을 꾸미진 못했네요..ㅎㅎ)

거실 Before

주방-거실까지 긴 구조인 구축 20평대 아파트..ㅠㅠ 단창으로 되어있어서 너무 추울 것으로 예상됐어요.. 확장 후 이중창으로 변경했어요!

거실 After

확장으로 훨씬 시원해진 저희 집 거실입니다. 저희는 법적인 사항을 다 준수하며 시공을 했어요! 측벽 세대여서 발코니 확장 시 방화문이 꼭 필요해요! 발코니에 방화문을 시공하고, 내부 쪽엔 히든도어를 설치해서 발코니 문을 최대한 이쁘게 만들었어요!

베란다가 있던 쪽에는 다이닝 테이블을 두었는데요, 화이트 상판과 의자, 크롬/니켈 다리들이 만나 차분한 화이트톤 느낌이에요!

거실 양쪽 벽면에 주백색 3인치 cob로 조명의 무드를 한껏 살렸어요! 커튼박스 등 간접등은 모두 전구색! (아직 커텐을 달기 전이라 아쉽네요ㅠㅠ)

아직 거실에는 많은 소품을 꺼내두지 않고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거실 복도를 지나면 아치가벽을 세워서 만든 선반이 있어요. 아치 선반은 언제나 옳죠~! 무몰딩과 9mm문선, 아치가벽 로망을 실현해준 내 남편 최고!

주방 Before

왼쪽에 AD실이 떡하니!!!! 주방 발코니 문은 측벽에 딱 붙혀 내버리고..(뒷모습도 처참한 울 남편) 부엌 확장이 엉망진창이었어요ㅠㅠ

게다가 오른쪽 벽에 세대 분전반 보이시나요?..주방 벽에 있다니!!!!! 여긴 냉장고, 김치냉장고장과 미니 진열장이 들어가야 하는데~ㅠㅠ 다행히 해결책을 찾았는데요, 아래에서 보여드릴게요.

주방 After

제가 제일 애정하는 주방을 거실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 주방의 컨셉이 잘 드러나는 사진이에요.

주방의 컨셉은 화이트+아치+귀여움이에요! 좌측엔 인덕션과 상하부장 우측엔 냉장고장+김치냉장고+미니 홈바를 배치했어요.

AD실이 튀어나온 것이 너무 못생겨서 냉장고장을 짜면서 아치 가벽을 만들었더니, AD실도 안보이고 주방 발코니로 나가는 못생긴 터닝도어가 안 보여요~~ㅋㅋ!

귀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아치벽과 미드웨이는 피아노타일(모눈타일)을 시공했어요! 상판은 엘지 하이막스 오로라블랑입니다. 화이트 컨셉에 걸맞는 디트리쉬 인덕션과 화이트 르그랑 화이트 매립콘센트! (디트리쉬 인덕션은 직구했어요) 그리고, 전자레인지는 인덕션 하부에 놨어요~! (문을 달아서 미사용시는 안 보이게!)

싱크볼은 백조싱크800이에요! 780은 싱크볼이 깊어서 허리가 아프다는 후기가 많더라고요. 저는 아주 만족합니다. 사실 저희는 식기세척기가 있어서 손설거지를 잘 안해요. 그래서 싱크볼 따낸 상판을 따로 받아서 평상시에는 싱크대를 덮어두면 깔끔해요.


요리할 상판이 넓어서 너무 좋아요!

반대편 냉장고장 부분도 보여드릴게요. 너무 이쁘죠! 비스포크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의 규격에 딱 맞춘 냉장고장. 라인에 정말 신경 많이 썼어요. 미니 진열장(홈바) 보이시나요~? 저기에 저희의 골칫덩어리였던 세대 분전함이 숨겨져 있답니다!

주방 벽면에 떡하니 있는 세대 분전반 이동 시,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분배기 위치는 유지하기로 했어요. 반대편의 싱크대와 후드는 이동이 불가한 상황이라 냉장고장과 홈바를 이용해서 잘 숨겨주었습니다.

짜잔! 홈바 서랍장을 열면 세대분전함이 띠용~! 고민을 많이 했는데 깔끔하게 가릴 수 있어 다행이에요.

안방

저희 두 사람 모두 안방은 오로지 침실의 역할로만 사용하자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어요. 그래서 최소한의 가구만 두고 조명 시공만 했습니다. 벽쪽에 cob다운라이트 3개만 두고, 전무 간접등과 벽부등으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헤드상판+프레임 기성품은 마음에 드는게 없었어요. 그렇다고 목공으로 헤드를 짜기엔 나중에 이사할 때 사용 못할 것을 감안하여 직접 도면을 그려서 원하는 프레임을 원목으로 제작했습니다. (벽 전체 헤드+무드등+콘센트+무지주선반+협탁+간접등)

작은 방 1

이 방은 발코니를 확장했어요! 남편의 서재+남편 드레스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붙박이장을 설치했는데 화이트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다운라이트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작은방1은 서재 역할도 하므로 포인트 컬러로 딥그린 벽지를 선택했어요! 마음에 무척 들어요.

발코니 확장부에 책상+의자+책장을 뒀어요. 전신거울도 하나 두고 싶어서 스탠드형 공룡알 800짜리를 샀는데, 방에 비해 좀 크긴 크네요ㅠㅠ

그리고 인테리어를 위해선 모듈 책상+의자를 두고 싶었지만! 건강과 편의를 위하여 데스커 책상과 시디즈 의자를 뒀답니다! 너무너무 만족해요~

작은 방 2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 방은 드레스룸+화장대로 사용하기 위해 기존보다 창호 사이즈를 줄였어요.

붙박이장+ 화장대 + 시스템행거(골든스트릿)가를 두고 쓰고 있습니다. 조금 좁지만 실용도 만점! 화장대에도 르그랑 매립 콘센트를 둬서 매우 편리해요.

욕실 Before

너무 비좁은 화장실..덧방을 씌우는 것이 시공상 편하지만, 1~2전이라도 넓히기 위해 전면철거!

After

연그레이 600각 타일과 무광니켈로 욕실을 전부 꾸몄어요! 제가 진~짜 강추하는 아이템, 휴젠트! 정말 삶의 질이 향상됩니다.

정말 너~무 마음에 드는 화장실! 화장실 타일 발품만 3주를 다녔어요ㅎㅎ 그 유명한 윤현상재도 뭔가 마음에 쏙 들진 않아서 결국 찾은 게 바로 하남 해시소싱!!! 중국산 타일이지만, 진짜 너~~무 이뻐요!

전구색 다운라이트와 간접등으로 조명을 비추니 더욱 연그레이+베이지톤의 오묘한 조화를 뽐내요! 화장실은 무광 니켈이 진리죠!

집들이를 마치며,

먼저 저희의 작은 보금자리를 마지막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테리어를 끝낸 지 20일밖에 되지 않아 가구와 소품이 덜 들어왔는데, 너무나도 뿌듯한 나머지 이렇게 올리게 되었어요!

24평대 구축 아파트를 셀프 인테리어 하는데는 비용적인 것과 구조적 한계가 있어 여러 가지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봤고, 오늘의 집이 저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도움을 드리고자 부족하지만 작성하게 됐어용ㅎㅎ

조금 더 이쁜 집을 소개하기 위해선 서재 서랍, 의자, 거울, 디테일 컷까지 아직 준비가 안 돼서  너무 부족하긴 하지만 하나씩 채워가며 디테일 사진을 추가토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