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불운 뚫고 터진 그랜드슬램, KIA 김도영 "진짜 반등은 이제부터"

차솔빈 2026. 4. 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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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키움전서 결승 만루홈런
"타격감 올라와, 부진은 일시적"
밤샘 연습으로 수비도 업그레이드
지난 14일 역전 만루홈런을 때려낸 김도영. KIA구단 제공

“‘이러다 143패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 적 있죠. 결국 주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욱 노력해야죠.”

호랑이 군단의 젊은 심장 김도영이 그랜드 슬램을 쏘아올리면서 홈런 공장 가동의 시작을 알렸다.

김도영에게 2024년은 생애 최고의 해였다. 141경기에 출전해 38홈런 40도루, wRC+ 167.5, WAR 7.34라는 압도적인 성적과 지표로 리그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부상이 뼈아팠다. 햄스트링 부상이 반복되면서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고, 30경기 출전에 7홈런 3도루에 그쳤다. 그럼에도 wRC+ 149.9, WAR 1.04를 기록하며 경기에 나설 때만큼은 제값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인 2026년의 페이스를 살피면 김도영의 기세는 심상치 않다. 현재까지 14경기에서 4홈런을 몰아쳤다. 이는 부상으로 고생했던 2025시즌은 물론,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2024시즌보다도 빠른 홈런 생산 속도다.

일부에서는 최근 타율이 떨어지며 부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보내기도 하지만, 세부 지표를 보면 상황은 다르다. 현재 김도영의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0.195로, 리그 평균인 0.331에 한참 못 미친다. 이는 김도영의 공을 쳐내는 실력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운이 극도로 따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지독한 불운 속에서도 김도영은 12안타 중 3개의 2루타와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12타점을 쓸어 담았다. 득점권 상황에서 터진 적시타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은 그의 해결사 본능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김도영 본인도 폼이 올라오고 있음을 스스로 체감 중이다.

김도영은 “홈런 등 타격감이 계속 올라오고 있음을 느낀다. 특히 만루홈런을 성공시킨 순간은 느낌이 많이 달랐다”며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던 2024년에도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던 점을 떠올리면서, 이것 또한 사이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김도영은 매 경기 부상 방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덕아웃에서 나올 때부터 스트레칭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햄스트링을 예열하고, 수비 도중에도 틈틈이 앉았다 일어나며 근육에 자극을 가해 부상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지난 14일 역전 만루홈런을 때려낸 김도영. KIA구단 제공

김도영의 가치를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은 한 단계 발전한 수비다. 뜬공 처리는 물론 땅볼 처리 영역이 넓어졌고, 과감한 슬라이딩 캐치도 한층 능숙해졌다. 수비 보완을 위해 펑고를 받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 정도다.

김도영은 “수비에 대해서는 ‘하면 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펑고를 받을 때 재미있고, 수비를 할 때 즐기게 됐다”며 “팀원들과 함께 경기가 끝나고도 추가적으로 연습을 자주 했다. 타격은 물론 수비도 합을 맞춰보고, 인플레이 상황도 가정해 보면서 밤늦게까지 연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그에게 팀의 중심인 4번 타자 역할을 맡겼다. 전통적으로 최고의 슬러거들이 지켰던 자리다. 최근 연승 기간 동안 상위 타선이 만든 찬스를 김도영을 필두로 한 중심타선들이 확실하게 해결해 주며 4번 타자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영광과 좌절을 모두 경험한 김도영은 이제 5년 차 베테랑이자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의 핵심이다.

김도영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타격감을 올려 적시타를 치고, 점수를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코치님들이 항상 영상을 통한 분석과 경험을 통한 타이밍을 알려주시기 때문에, 죽어라 연습하고 실전에서는 눈을 감고도 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도 선수도 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패 후 감을 찾고 연승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선배들을 따르고, 후배들을 이끌어 주면서 매 순간순간 어떻게 대응할 지만 생각하겠다”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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