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플레이션' 터질라... 대통령이 쏘아 올린 접대 식사비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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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년간 묶여 있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접대식사비(식사비) 한도 3만 원을 높일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식사비 한도 상향에 맞춰 음식값이 올라 외식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영란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김영란법 식사비 상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김영란법의 음식값, 선물 한도 규제 등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니 개선해 달라는 호소가 있다"는 발언으로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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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자극, 전체 물가 높일 수도
정부가 7년간 묶여 있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접대식사비(식사비) 한도 3만 원을 높일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식사비 한도 상향에 맞춰 음식값이 올라 외식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영란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김영란법 식사비 상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김영란법의 음식값, 선물 한도 규제 등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니 개선해 달라는 호소가 있다"는 발언으로 띄웠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식사비 한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태면서 식사비 상향은 사실상 굳어지는 분위기다. 식사비 상향은 시행령 개정 사안으로 국회 설득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식사비 상향에 대한 정부 입장은 여론 동향을 살펴봤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분명해졌다. 2월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내수 진작 방안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던 식사비 상향은 한 달 만에 없던 일이 됐다.
대통령, 국무총리가 나서 식사비 상향을 언급한 배경엔 '물가 상승을 반영해야 한다'는 외식업계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 직후인 2016년 10월 대비 지난달 외식물가는 27.8% 뛰었다. 이 상승폭을 대입하면 식사비 한도는 3만8,340원으로 올라야 한다.
올해 경기 하강기에 경제를 지탱했던 내수가 최근 부진 조짐을 보이는 점도 식사비 상향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식당, 호텔 등에서 얼마나 많은 소비가 이뤄졌는지 나타내는 음식·숙박업 생산은 전년 대비 4.9% 줄어든 5월을 기점으로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코로나19 완화를 계기로 10~20%씩 늘었던 지난해, 올해 초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식사비를 높이면 다시 상승세인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식사비 한도가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오르면 그만큼 음식값이 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란법 시행 당시 한도 3만 원보다 약간 낮은 2만9,000원짜리 '영란 세트'가 유행했듯, 4만9,000원짜리 '신영란 세트'가 등장하는 식이다. 아울러 식사비 한도보다 저렴한 음식 가격 역시 줄줄이 인상할 수 있다.
이는 자칫 물가 상승 주원인 중 하나인 외식물가를 자극하기 쉽다. 지난해 연간 외식물가 상승폭은 1992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큰 7.7%를 기록하면서, 고물가를 유발했다. 식자잿값 상승, 인건비 인상 여파였다.
올해 7월 2%대로 내려갔던 전체 물가가 다시 3%대로 오른 8월 이후에도 외식물가의 파급력은 비슷하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8월 5.3%, 9월 4.9%, 10월 4.8%로 전체 물가를 앞섰다. 식사비 상향이 외식물가, 전체 물가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식사비 상향은 현재 물가 상황을 고려해 정할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들이 더 좋은 밥 먹기 위해 올리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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