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와 주택, 자녀세대와 부모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울산 주택

똑똑하게 나누고, 배려로 모이는 : 울산 탄탄가

함께 모여 사는 삶을 꿈꿨던 가족이 집으로 의기투합했다. 두 세대가 살아갈 집과 사무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현명하게 나누고 담백하게 쌓아 아낌없이 담아낸 집이다.


사무실과 주거는 나누고, 세대는 연결해 더욱 따뜻해진 집
사각형 반듯한 대지 위에 집 한 채가 서 있다. 마치 블록으로 만든 장난감 집처럼 선명한 컬러의 벽돌 마감에 작은 우유 팩을 줄 세워놓은 듯한 모습이다. 다섯 식구 삼대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집, ‘탄탄가’다.

도로쪽으로는 사무실과 주차장, 바깥 마당만이 드러나며 안쪽의 주택 마당과는 건물로 인해 유리된다.
단정하면서도 화사한 컬러의 외장재 블록이 단정한 매스와 함께 건물에 발랄함을 더한다.

탄탄가는 가족의 오랜 꿈이 결실을 본 집이다. 가족 사업상의 편의도 있었지만, 부모님부터 건축주 본인까지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집을 꿈꿨다. 5년 전부터 출발했던 계획은 건축주가 임신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흐름을 탔다. 세상을 멈춰 세웠던 코로나도, 비싸진 건축 물가도 이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건축주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PPT로 짓고자 한 집을 표현해 가족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건축가를 찾아 나섰다. 수많은 건축가를 만나고 건축사사무소 1458와 함께 집을 그렸다. 아이의 태명이었던 ‘탄탄이’는 그렇게 집 이름으로 이어져서 다섯 식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건폐율이 낮은 지역이어서 마당 등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남쪽으로는 외부 창고 높은 담으로 가리고, 서측은 낮은 담으로 산 풍경을 담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울산광역시
대지면적 : 1,027㎡(310.66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거주인원 : 5명(부모님 + 부부 + 자녀1)
건축면적 : 205.07㎡(62.03평)
연면적 : 354.96㎡(107.37평)
건폐율 : 19.96%
용적률 : 34.56%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10.7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THK120 준불연 비드법단열재
외부마감재 : 외벽- 두라스택 S시리즈 / 지붕- 알루미늄 징크
담장재 : 두라스택 S시리즈
창호재 : KYC
에너지원 : 경동나비엔, 도시가스
전기·기계·설비 : ㈜광명토탈엔지니어링
구조설계(내진) : ㈜한길구조엔지니어링
시공 : ㈜우은
감리 : ㈜화성건축사사무소
설계 : 건축사사무소 1458

(위, 아래)매스와 매스 사이의 모습들. 세대 간에는 나뉜 것 처럼 보이지만, 서로 이어져 있고(왼쪽), 주거 공간과 사무 공간은 이어져 있는 듯 하지만, 동선이 분리되어 있다(오른쪽).

탄탄가는 여럿이면서 하나인 집이다. 가족 사업의 사무실과 주거 공간은 하나의 건물로 이어진 듯하지만, 이 둘은 동선에서도 마당에서도 뚜렷이 구분된다. 건축주 세대와 부모님 세대가 나뉘는 듯하지만 늘 함께 모여 식사와 담소를 나누고, 마당을 공유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분리와 연결은 풍경을 들이면서도 외부로부터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바깥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PLAN & SECTION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천장 – 벤자민무어 친환경페인트, LX하우시스 실크벽지 / 바닥 –강마루, 포세린 타일
욕실·주방 타일 : 아름드리
수전 등 욕실기기 : 누오보, 제이바스, 아메리칸스탠다드
계단재·난간 : 현장제작
방문 : 현장제작

두 세대가 모이는 부분에 주방과 거실이 자리했다. 건축주 세대에도 주방은 있지만, 보통 이곳에서 대부분의 식사와 담소가 이뤄진다.
주방은 가급적 빌트인으로 디자인해 겉으로 드러나는 어수선함을 피하고 깔끔하게 구성했다.

혹자는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것을 불편하게 보고 왜 더 뚜렷하게 나누지 않았냐고 묻기도 하지만, 건축주는 동의하지 않는다. 부모님도 대가족 속에서 북적이는 마을처럼 함께 웃고 울며 성장했고, 건축주도 그런 모습에서 가족을 그려나갔기 때문이다. 오히려 건축주는 “가족끼리 철두철미하게 나뉘어 살면 삭막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사무실 2층 공간. 지붕선에 맞춰 채운 창문과 베란다가 사무공간의 갑갑함을 덜어낸다.
(위, 아래)건축주 세대에는 천창과 함께 두 다락을 두었다. 아이방 위에선 놀이방이 되고, 건축주 침실 위에선 미디어룸이 된다.

주택은 그런 만큼 공용공간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는 만큼 주방과 식당은 가족을 위한 핵심 공간 중 하나다. 그중 특히 주방은 평생 가족을 위해 인내하고 애써온 어머니를 위해 건축주가 마음을 담은 공간 중 하나였다. 합리적으로 건축을 하려 노력한 건축주였지만, 이 부분에서는 아끼기보다는 좋은 공간을 만들어드리고자 했다고. 물론 그만큼 가족 모두의 만족도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건축주 세대 침실. 바깥 창문과 안 창문 사이는 보이드 공간으로 아래로 건축주 세대 거실이 내려다 보인다.
프라이빗하게 쓰는 안마당은 담장으로 외부 시선을 막고 잔디를 깔아 아이와 함께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다.
공용 주방은 어머니에 대한 건축주의 선물로, 가구 자체는 물론 안마당까지 시원스럽게 시야에 담는 등 여러모로 배려를 했다.

설계할 때 태중의 아이는 어느덧 마당을 뛰노는 나이가 되었다. 아이는 어린이집이 끝나고 돌아와 주방의 할머니에게 오늘 있었던 이야기들을 조잘조잘 건네고, 건축주 부부의 손을 잡고 다락에서 책을 읽고 놀이를 즐기며, 저녁에는 모두 모인 자리에서 밥을 먹을 것이다. 건축주가 그렸던 ‘탄탄가’의 모습은 매일의 현실이 된다.


건축가 최새벌 : 건축사사무소 1458

건축사 최새벌은 2007년 부경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후 ㈜일건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2010년 독일학술교류처(DAAD)의 장학생 자격으로 독일 부퍼탈대학교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 ‘건축사사무소 1458’을 설립하고, 2019년 부산건축상 금상, 2021년 부산건축상 장려상과 동래건축문화상 최우수상을 수상하였고, 2022년 부산건축상 동상과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동아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www.1458.co.kr

기획 신기영 | 사진 김명구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9월호 / Vol.307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