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탈착과 가벼운 무게에 긴 사용 시간까지, id221 액션 C5

모터사이클 라이더 사이에서는 블랙박스의 보급이 꽤 늘어난 편인데, 자전거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모터사이클은 상시전원이 있어 이를 이용해 한 번 장착해놓으면 신경 쓰지 않고 맘편히 탈 수 있지만, 자전거는 이런 부분이 없어 자체 배터리에 의존하거나 보조배터리를 사용해야 해 불편함이 적지 않다. 그리고 볼트나 브래킷 등으로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과 달리 자전거는 거치 공간에 한계가 있어 핸들바 정도가 유일한 선택지라 매번 탈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복잡한 문제들로 블랙박스를 포기하기엔 자전거 사고가 너무 많이 늘고 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사고로 인한 자전거 사망자 숫자는 91명으로, 2021년의 70명보다 30%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자전거 운전자로 인한 사고 5,393건 중 자전거 대 자전거 사고가 3,811건으로 무려 70.7%에 달했다. 이런 차 대 차 사고가 대부분인 만큼 과실 여부를 따져 억울한 일을 겪지 않으려면 블랙박스는 필수 아이템이다. 이런 상황에 적합한 아이템이 출시됐다. 모터사이클 용품 전문 업체인 id221에서 신제품 액션 C5를 출시해 제품을 받아 직접 사용해봤다.

이번 신형의 가장 큰 특징은 편리한 탈착이다. 자전거 이용자가 모터사이클처럼 고정해놓고 쓰기엔 도난의 위험이 있어 탈착형을 쓸 수밖에 없는데, 액션 C5는 퀵 거치대를 사용해 빠르게 탈착이 가능하다. 거치대의 홈에 맞춰 끼운 후 본체를 90도만 돌려주면 장착이 되고, 반대로 90도만 돌리면 쉽게 뺄 수 있는 방식. 가민 속도계와 같은 장착 방식이라고 하는데 써본 적이 없다고 해도 적응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간단하다. 또한 잘못 장착해 실수로 떨어지더라도 파손을 막는 낙하방지 케이블이 기본 제공되어 걱정을 덜어준다. 자전거 장착 시 여러 이유로 제품을 뒤집어서 장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점까지 고려해 제품 하단부에도 작동 상태를 표시하는 램프가 더해져 있어 색깔로 정상 작동 상태인지, 문제가 생겨 녹화가 되지 않는지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거치대가 2개 제공되는데, 하나는 고프로 마운트와 호환되는 퀵 거치대고, 다른 하나는 핸들바에 장착할 수 있는 퀵 거치대다. 기존에 영상 촬영 등으로 고프로 마운트 등을 장착해놓았다면 바로 여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고, 없으면 핸들바에 달아 쓸 수 있어 문제 없다. 모터사이클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핸들바나 파이프 타입의 가드 등은 물론이고 백미러 나사를 활용한 거치도 가능하며, 헬멧에 장착하고 싶다면 헬멧 상단이나 측면 등 다양한 부위에 장착할 수 있는 전용 거치대가 함께 발매되고 있다.

장착이 쉬워도 전원이 부족하면 문제인데, 기본적으로 내장된 2600mAh 배터리로 10시간 30분 연속으로 영상 녹화를 제공하니 하루 정도의 라이딩이라면 문제 없이 영상을 기록할 수 있다. 만일 중간 중간 휴식 때 액션캠을 꺼놓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배터리가 방전됐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0분 정도의 충전 만으로 2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하고, 5V 3A 보조 배터리로 충전해도 1시간 30분이면 완충이 가능하기 때문. 모터사이클에서 장시간 촬영용으로 사용하거나, 외부에서 CCTV 용도로 사용할 목적이라면 충전하면서 녹화 가능한 방수 충전 케이블을 별도로 판매하고 있으니 이쪽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액션캠이라고 해도 너무 크거나 무거워 핸들바에 장착했을 때 조향에 영향을 주면 쓸 수 없을 것이다. 액션 C5는 길이 9.2cm, 높이 3.5cm 정도에 본체 무게가 125g밖에 나가지 않아 자전거 핸들바는 물론이고 헬멧 등에 장착해도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여서 불편하지 않게 쓸 수 있었다.

id221은 모터사이클용 블랙박스나 액션캠에 특화된 업체인 만큼 액션 C5 역시 외부 활동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가장 중요한 방수 성능의 경우 IPX6 등급의 방수 성능을 갖추고 있어 비가 와도 고장의 염려가 없다. 특히 후면 메모리 슬롯과 충전 포트를 덮어주는 커버에도 방수 성능을 갖추고 있는데, 커버를 닫고 반드시 잠금 레버를 아래로 내려 고정해야 확실하게 후면 방수가 이루어지므로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방수 커버에 자석이 내장되어 깜박하고 잠금 레버를 작동하지 않아도 착 달라붙어 있어 분실할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보통 이런 커버류의 경우 분리되지 않도록 본체와 연결하는 끈을 내장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내구성이 그리 높지 않아 사용 중 끊어질 수 있는데 그런 걱정이 없어 좋았다.

액션캠의 핵심인 CMOS 센서의 경우 최근 영상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니의 스타비스 센서를 적용했는데, 기본적으로 CCTV 용도로 만들어진 센서라 높은 감도로 야간 촬영도 문제 없고, 광원이 정면으로 비추는 역광이나 옆에서 비추는 측광 상황에 대해 보정해주는 건 물론이고 터널이나 지하차도 등 광량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도 이를 빠르게 인식해 보정하기 때문에 선명한 영상 확보가 가능하다. 블랙박스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메모리 용량이 가득 차도 오래된 파일부터 자동으로 삭제하는 루프 레코딩 기능이 갖춰져 있고, 파일은 MP4 형식으로 저장되어 스마트폰 등에 다운받아 쉽게 볼 수 있으며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해 USB 케이블로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영상을 쉽게 다운 받을 수 있다.

직접 사용해보니 기존 id221의 제품과 마찬가지로 장착 마운트의 선택 폭이 넓은 점이 특히 좋았다. 모터사이클의 경우 블랙박스는 차체를 가공해 장착하고 액션캠은 헬멧에 부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액션 C5는 핸들바나 가드, 백미러 볼트를 이용해 장착할 수 있어 장착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다. 특히 카울을 가공해야 장착할 수 있는 블랙박스의 경우 필요한 공구나 차량 분해조립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비용을 들여 장착을 맡겨야 하고 차량 손상을 감내해야 하는데, 브래킷을 구입하면 혼자서도 쉽게 고정식으로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또한 영상 촬영용이라면 쉽게 장착 위치를 바꿔가며 다양한 각도로 촬영할 수 있어 영상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기존 id221 제품과 마찬가지로 와이파이를 이용해 영상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좋다. 앱을 사용해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다운받기 전 녹화된 영상을 살펴볼 수 있고, 필요한 것만 골라서 다운받으면 끝이다. 또한 액션 캠 설정도 앱에서 쉽게 이뤄져서 필요한 기능을 쉽게 켜고 끌 수 있어서 편하다.

간단히 스쿠터 핸들바에 장착 후 촬영한 영상의 캡처화면. 그늘진 곳에서 밝은 곳을 촬영하는 상황임에도 차량 등의 인식이 확실하게 가능할만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결과물에 대해서는 말이 필요할까. 기본적으로 1080p 30fps, 720p 60fps이니 사고 상황 파악에 필요한 정도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수치다. 물론 2k급 화질의 모토 BC1에 비하면 아쉬울 수 있겠지만 가격 차이나 장착 위치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이쪽의 활용도를 무시할 수 없다. 배달업등에 종사하고 있다면 작동 시간이 길고 무게가 가벼우니 바디캠처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시승 영상을 촬영하면서 주행 장면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핸들바 마운트 등으로 다양한 곳에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차체 측면이나 뒷바퀴 쪽, 백미러 등 여러 시점을 촬영해 볼거리가 더 풍성해지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손떨림 방지 기능은 없기 때문에 메인 카메라의 용도보다는 서브 카메라나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살리는 영상에 적합하겠다.

자전거 핸들바에 장착 후 촬영한 영상의 캡처화면. 본체 탈착이 수월하고 진동이 덜해 모터사이클보다 깨끗한 화면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제품이 초점을 두고 있는 자전거에서의 활용면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기존 고프로 마운트가 있다면 이쪽을 써도 되지만 없어도 기본 구성품인 핸들바 마운트를 사용할 수 있으니 추가 구매에 대한 부담이 없고, 만일 국토 종주 시 영상을 촬영한다고 해도 10시간 30분이나 작동하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타더라도 배터리보다 사람이 먼저 방전되지 않을까.

액션 C5의 기본 구성품

가격은 129,000원으로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저렴한 액션캠을 사도 이런 마운트 등을 추가로 구입하게 되면 가격이 훌쩍 뛰는데, 액션 C5는 기본적으로 퀵마운트 방식의 거치대 2종이 포함돼있고, 만약 다른 거치대를 추가 구입해도 개당 가격이 20,000원을 넘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 4k 화질이 아니라거나 손떨림 방지 같은 기능이 없어 별로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제품을 구입하면 되지만, 대신 확 달라지는 가격표를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이건 본체만 해당하는 얘기고, 각종 마운트 같은 부가장비까지 더하면 가격이 훌쩍 오를 것이다. 가성비에 가치를 둘지, 퀄리티에 가치를 둘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가성비를 위해 액션 C5를 선택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