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국방예산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해 국가두마에 제출했다. 전시 경제체제의 상시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월 1일 내년 국방예산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해 국가두마(하원)에 제출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내년 국방비가 17조 루블(약 278조7700억원)로, 당초 예산안에 잡혀 있던 13조5000억 루블(약 213조4400억원)보다 27% 늘어난 규모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7% 이상으로 추정되는 내년 국방예산은 올해 12조1000억 루블(약 191조3010억원)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모든 것을 다해야"
푸틴 대통령은 9월 30일 국가두마 개원식 연설에서 "우리 국민은 누구에게도 굴복하거나 위협받을 수 없다"며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안보와 주권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수행을 국가 과제의 최우선에 놓겠다는 선언이다.

"개헌선 넘긴 압승 뒤 나온 총력전 선언"
러시아 국가두마는 9월 18~20일 실시된 선거에서 새로 선출된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권 여당 통합러시아당은 전체 450석 가운데 349석을 차지해 개헌선(301석)을 훌쩍 넘기며 압승했다. 2022년 2월 침공 이후 처음 치른 이번 선거에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주 등 4개 지역 주민들도 참여했다.

"복지·교육 줄이고 전시 체제 상시화"
선거 결과에 고무된 푸틴 대통령은 전쟁과 점령지 병합을 정당화하면서 국가적 단결 강화와 총력전을 선언했다. 늘어난 국방·치안 예산은 복지와 교육 등 다른 분야의 조정을 전제로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전시 경제체제가 한시적 조치가 아니라 상시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GDP의 7%를 넘는 국방비는 장기전을 전제로 한 자원 배분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러시아 경제의 다른 영역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사진 출처=크렘린궁·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