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당한 국가등록문화유산 위기의 ‘인천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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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삼릉·三菱) 줄사택'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지만 정작 이를 보존하고 활용해야 하는 관리 주체인 인천 부평구는 어떠한 시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구는 미쓰비시 줄사택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이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보존이나 활용을 위한 시책 마련 등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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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가치 인정… 올해 문화유산 등록했지만
쓰레기·담배꽁초·주정차 관리 소홀 ‘훼손 우려’
區 “내년 용역 통해 장기적인 활용 계획 마련”
‘미쓰비시(삼릉·三菱) 줄사택’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지만 정작 이를 보존하고 활용해야 하는 관리 주체인 인천 부평구는 어떠한 시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가유산청과 구에 따르면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미쓰비시 제강에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들이 합숙생활을 했던 곳이다. 국가유산청은 광복 이후에도 주거 공간으로 쓰인 이곳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지난 8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지자체가 국가유산을 포함한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구는 미쓰비시 줄사택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이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보존이나 활용을 위한 시책 마련 등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국가유산청이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유산 등록을 예고했다. 구는 미리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도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은 것이다.
하다못해 구는 미쓰비시 줄사택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조차 하지 않아 자칫 담뱃불로 인한 훼손 우려도 크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은 국가유산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께 부평구 미쓰비시 줄사택 처마 밑엔 커피가 반쯤 담긴 플라스틱 컵과 아이스크림 봉지는 물론 담배꽁초도 버려진 채 방치돼 있었다. 심지어 건물 바로 옆에선 주민들이 담배를 피기도 했다. 또 인근 일대 ‘주·정차를 금지한다’고 내건 현수막이 무색하게 건물 주변으로 차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사정이 이렇지만 구는 별다른 시책을 마련하지도 않은 채 미쓰비시 줄사택 건축물을 유산으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미쓰비시 줄사택 건축물의 안전성이 부족해 보수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을 1차례 보류한 뒤 1천329㎡대지만 국가유산으로 지정했다.
구의 관리 미흡으로 미쓰비시 줄사택이 훼손되면 국가유산 추가 등록에도 악영향을 끼칠지 모른다.
이익성 부평구의원(국민의힘·나선거구)은 “국가유산 등록을 위해 주민서명 등 부평 주민들이 노력해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유산 등록은 성공했지만 이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당장 구가 주변 관리에 나서야 하고, 장기적으론 구가 주민 의견을 반영해 미쓰비시 줄사택을 고치고,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 관계자는 “미쓰비시 줄사택 주변에 주·정차를 못하게 울타리를 세우고,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겠다”며 “내년엔 용역을 통해 장기적인 활용 계획을 마련하고 이후 건축물을 국가유산으로 추가 지정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해명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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