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검역 통과 못한 ‘흰얼굴소쩍새’, 안락사 대신 새 보금자리 찾아

농식품부, 국립생태원에 두 마리 기증… 전염병 유입 우려 없다 판단

국내 수입 검역 과정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안락사 위기에 몰렸던 야생 조류가 새로운 곳에서 삶을 시작하게 됐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올빼미과에 속하는 ‘흰얼굴소쩍새’ 2마리를 이날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 조류들은 야생동물과 검역증의 개체번호가 일치하지 않아 검역을 통과하지 못했다.

안락사 대신 국립생태원에 기증된 ‘흰얼굴소쩍새’.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그동안 수입 검역에서 불합격된 야생동물에 대해서는 수출국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반송을 거부해 처리에 애로가 많았다. 이 때문에 최근 5년간 불합격 야생동물 106마리 가운데 중 52마리는 안락사됐다. 이런 이유로 동물보호단체 등에서는 정부에 제도 개선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수입 야생동물이 서류 미비 등으로 검역을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가축 전염병 병원체의 국내 유입 위험성이 없다고 인정되면 국가 동물보호 시설에 기증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이날 국립생태원에 기증된 흰얼굴소쩍새 2마리는 개정법이 적용되는 첫 사례다. 농식품부는 또 다른 검역 불합격 야생동물인 ‘카라카라’(매과 야생조류)에도 조만간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계획이다. 정혜련 농식품부 국제협력관은 “이번 조치는 동물보호와 생명 존중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구현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며 “해외에서 수입되는 야생동물을 통해 가축전염병이나 인수공통전염병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검역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