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미르 바티아 레노버 ISG 아태 사장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안정성은 우리가 최고… 아시아 시장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 목표”
“레노버 ISG의 고객사는 데이터센터 구축 시 구독형 솔루션인 ‘트루스케일’을 통해 장비,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만 빌려 쓸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타사와 차별화된 솔루션인 트루스케일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수미르 바티아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처그룹(ISG)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레노버 ISG는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레노버의 계열사다.
레노버 ISG는 2019년 출시한 구독형 IT 인프라 서비스 트루스케일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루스케일은 데이터센터 구축 시 서버를 비롯한 장비와 관련 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대여해 사용하고, 이에 맞춰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다. 최소 구매량을 요구하는 타사 서비스와는 달리, 전기처럼 필요한 만큼만 쓰고 요금을 내면 된다. 트루스케일에 힘입어 레노버의 AI 관련 매출은 지난해 22억달러(약 2조9200억원)를 돌파했다.
바티아 사장은 “기업인들은 수익을 늘리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싶어한다”며 “그런데 AI 구현을 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할 때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보니 AI가 오히려 수익성을 상쇄해버리는 모양새가 돼, 기업 입장에서는 AI의 효과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진다”며 “그러나 트루스케일 솔루션을 활용하면 AI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고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바티아 사장은 또 “레노버 그룹은 세계 1위 PC,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서버 등 하드웨어는 물론 최신 AI가 적용된 80개 이상의 관리용 소프트웨어까지 가지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구축 전 영역에서 고객사에게 모든 솔루션을 한번에 공급할 수 있는 게 레노버 ISG의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레노버 ISG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야 하는 산업군인 제조, 금융, 헬스케어 분야 등을 공략해 점유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바티아 사장은 “현재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은 매년 평균 12~15%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평균 이상으로 성장해 경쟁사보다 빠르게 수익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바티아 사장은 2000년 노텔 아시아 지부 리드를 맡았다. 2012년부터는 델 남아시아 지부, 아시아·태평양 지부에서 솔루션, 커머셜 채널, 기업 솔루션·제휴 등을 담당했다. 레노버에는 2016년 합류했다. 다음은 바티아 사장과 일문일답.
─타사 대비 레노버 ISG만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같은 기기부터 AI PC, 데이터센터용 서버, 슈퍼 컴퓨터, 서비스까지 전체 포트폴리오를 완성형으로 가지고 있는 경쟁사는 없다. 레노버 ISG는 AI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누적 22억달러(약 2조원) 수준을 투자해왔다. 이를 통해 레노버 그룹이 판매하는 모든 기기에 대한 플랫폼과 솔루션 80여종을 개발할 수 있었다. 고객사에게 AI를 공급하는데 있어 모든 준비를 마친 셈이다.”
─올해 데이터센터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은 최근 12~15%의 연간 성장률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평균치보다, 경쟁사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고객사에게 AI와 관련된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본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AI나 HPC(고성능컴퓨팅) 기술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부분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고객사를 늘려나갈 것이다.”
─한국은 레노버에 있어 어떤 시장인가.
“아주 중요하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다. 최신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한국을 독립적 사업 지부로 분리해 집중 공략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어떤 시장이든지 어려운 점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앞서 나가지 않으면 밀려난다는 긴장감이 강하다. 이 때문에 오히려 더 동기부여를 받는 시장인거 같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레노버 ISG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실 MS 사태 이전에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 안정성은 마치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IT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도 고객사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때 설계 단계부터 서버 제품의 안정성을 고려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레노버 ISG는 연례 ITIC 행사에서 서버 안정성 부문에서 5년 연속 1위를 달성 중이다. 가격 문제로 다른 경쟁사의 제품을 쓰던 고객사들도 다시 레노버 ISG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안정성 측면에선 어느 정도 증명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AI의 편의를 늘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AI 업계는 아직 초창기라 해결해야 하는 난제들이 많다.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려 하지만, 악용하려는 사람도 항상 있기 마련이다.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딥페이크’ 기술이 그 예다. 기술 전문가들이 지속해서 그런 사례를 막을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본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업계 내 협력이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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