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그 탄생과 성장이 영어권 국가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영어 표현이 많습니다. 골프규칙 책자 안에 '정의(Definition)'된 공식 용어들이 있는 반면, 관습적으로 사용되는 표현들도 있습니다.
특히 일부 용어들은 한국어 사고방식과 발음 체계가 영어 표현에 그대로 투영된 '콩글리시'인 경우가 많아, 올바른 단어를 알아두는 것이 골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골프 상황 및 용어 표현
플레이 중 발생하는 특별한 상황을 설명하거나, 관습적인 골프 용어로 정착된 표현들이 있습니다.
1. Fore! (조심하세요!) - '굿 샷'의 반대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죠. 볼이 의도치 않게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 다른 골퍼들에게 위험할 수 있을 때 외치는 경고 구호입니다. 국내에서는 흔히 '뽈~'이라고 소리치고 있지만, 정확한 표현은 'Fore!'(포어)입니다. 골프 에티켓의 중요한 부분으로, 다른 골퍼의 안전을 위해 꼭 기억해두세요.
2. Off the deck (지면에서 직접) - 원래 이 표현은 바닥에 티를 꽂지 않고 볼을 치는 상황을 일반적으로 칭하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Driver Off the Deck (DOD)처럼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치는 상황 같은 특수한 상황을 뜻하는 의미로 주로 사용됩니다.
3. Mulligan (멀리건) - '몰간', '멀건' 등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상대방 혹은 자신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공식 용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널리 쓰이고 있는 단어입니다. 다만, 정확하게 쓰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기억해 두면 좋을만한 단어입니다.
4. Up and down (업 앤 다운) - 보통 스크램블(Scramble)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표현입니다. 스크램블은 GIR(Green In Regulation) 혹은 파 온(Par On)을 놓친 상황에서도 파 혹은 더 좋은 스코어를 기록한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up and down은 어떤 스코어를 기록했는지의 관점이 아니라 '그린에 한 번에 올리고(Up), 홀 아래로 집어넣는(Down) 상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그린 주변에서 피치 샷으로 그린에 올리고, 원 퍼트로 마무리하면 up and down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꼭 Par나 Birdie를 기록해도 되지 않는 것이죠.
5. Give me (기브) - 국내에서는 보통 '오케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짧은 거리의 퍼팅을 상대방으로부터 홀인으로 인정받는 것입니다. 보통 ‘Gimme’(김미)라고 더 많이 표현됩니다. '컨시드(Concede)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은데요. 사실 컨시드는 홀별 승패를 정하는 '매치 플레이'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이기 때문에,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That’s a gimme.” (그 정도면 기브지.), “Can I take a gimme?” (기브로 쳐도 돼요?)라는 표현 정도를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6. Fried egg (프라이드 에그) - 사실 선수들을 포함한 모든 골퍼에게 가장 난감한 상황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벙커에 빠진 공이 깊이 박혀서 마치 계란 프라이처럼 보일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런 경우는 벙커 내에서 언플레이어블 (Unplayable)을 선언하고, 좀 더 나은 위치에 드롭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냥 치기로 했다면 '나오는 것'을 우선 목적으로 하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습니다.
샷 결과에 대한 반응 표현
샷이 이루어진 직후 결과를 보며 즉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들도 있습니다. 이런 용어들은 PGA나 LPGA 중계를 시청할 때 선수들이 자주 외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 라운드에서 직접 사용할 기회는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외국인과 함께 플레이하거나 해외 골프 중계를 시청할 때 이해하면 도움이 되는 표현들입니다.
1. Sit/Bite (앉아! 멈춰!)- 공이 그린 위에 착지 후 멈추기를 바랄 때 쓰는 표현들입니다. 하지만 굳이 이 두 단어의 뜻을 좀 더 구분해 본다면, Sit이 잘 착지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바람이라면, Bite는 백스핀이 걸리는 수준의 좀 더 적극적인 바람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Stay (멈춰!)- Sit/Bite가 주로 그린 위에서만 쓰이는 표현이라면, Stay는 페어웨이와 그린 모두 잘 쓰이는 표현입니다. 그린 위에서는 볼이 굴러서 퍼팅 그린을 벗어나지 않도록 말하는 것이라면, 페어웨이에서는 러프나 페널티 구역으로 굴러가지 않도록 바라는 의미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3. Kick left/right! (왼쪽/오른쪽으로 튀어라!) - 페어웨이나 그린에서는 볼이 떨어지는 위치에 따라서 볼의 방향이 변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경우 골프볼이 유리한 방향으로 튀기를 기대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뭔가 되는 날은 어디에 떨어져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날은 뭘 해도 안 되는 날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골프볼에 약간의 주문을 외운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희망을 담아서 쓰는 표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응원과 격려의 표현
자신의 샷에 대한 좋은 결과를 바라거나, 동반자의 플레이를 격려하는 상황에서 쓰이는 표현들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1. In the hole! (들어가!) - 외국 투어 중계 중에 갤러리들이 주로 소리치는 표현입니다. 보통 퍼팅이나 칩샷이 홀컵으로 들어가길 바라며 응원할 때 쓰이는 표현인데요. 우즈 같은 선수가 칠 때에는 그린을 향하는 모든 샷에 이 표현을 외치는 열혈팬들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퍼트를 한 직후에 그 볼이 홀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의미로 주로 사용합니다.
2. Lag it close! (붙여만 놔!) - 먼 거리 퍼팅에서 무리하지 않고 홀 근처에만 붙이길 바랄 때 쓰이는 표현입니다. Lag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는 않으실 테지만, '래그 퍼트 (Lag Putt)'라는 용어는 접하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거리 퍼팅에서 홀에 바로 넣는다는 목표보다는 우선은 홀 주변으로 보낸다는 생각으로 퍼트 하는 것입니다. 꼭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면 심리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스트로크도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자칫 3 퍼트를 하는 상황에 놓일 수가 있으니, 홀 주변에 원을 그려 두고 그저 그 안에만 넣겠다는 생각으로 퍼트 하는 것입니다. 이는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아주 유용한데요. '다음 퍼트'를 위해 더 좋은 곳에 볼을 보내둔다는 정도의 생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주기 때문입니다.
3. Good Roll! (좋은 굴림!) - 퍼팅 스트로크가 잘 이루어져 공이 부드럽게 굴러갈 때 사용합니다. 보통 티 샷이나 아이언 샷에서 'Nice Shot' 혹은 'Good Ball'을 외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퍼팅의 경우에는 '굿 퍼트'라고 외치기도 하지만, 아주 부드럽게 볼이 굴러갈 때에는 '굿 롤'이라고 외쳐주는 것도 좋은 표현인 것이죠.
오늘 몇 가지 영어 표현을 알아보았는데요. 이러한 골프 관련 영어 표현들은 당장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해외 골프 방송을 시청하거나 골프 관련 글을 읽을 때 이해도를 높여주고, 기회가 된다면 외국인과의 라운드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골프를 더 폭넓게 즐기기 위한 작은 도구로 생각하고 필요할 때 참고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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