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Z의 세계] 들켜버린 패션브랜드 ‘그린워싱’...AI가 잡아내다
나이키 “75% 재활용 소재” 주장도 ‘절대적 친환경’ 표현 근거 부족
슈퍼드라이 “지속가능한 스타일”도 모호성·불충분한 정보로 금지
라코스테, 아동복 ‘지속가능한 의류’ 표현 철회
한여름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를 겪었고 한겨울 하루아침에 폭설이 내리는 등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의 악몽에 시달리며, 그 불편함은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됐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파괴를 막고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하자고 숙제처럼 말한다.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벌써 환경(Environmental)과 사회(Social) 구조에 관심이 많아진 Z세대들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 가능한 기후행동 방법을 소개하고,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 곳까지 기후 관련 이슈를 살펴본다.

영국 광고표준청(ASA)이 인공지능(AI) 기반 감시 시스템을 활용해 나이키, 라코스테, 슈퍼드라이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무분별한 친환경 표현’을 대거 적발하고 광고 금지 결정을 내렸다. ASA는 지난 3일 이들 브랜드가 ‘지속가능한’이라는 절대적 환경 표현을 충분한 근거 없이 사용해 소비자를 오도했다며 관련 광고를 모두 중단시켰다고 발표했다.
AI 기반 능동 모니터링으로 문제 광고 자동 식별
ASA는 ‘액티브 애드 모니터링(Active Ad Monitoring)’이라는 AI 기반 광고 감시 기술을 통해 세 브랜드의 위반 사례를 포착했다. 머신러닝과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업계별 광고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으로, 2024년에만 약 2800만 건의 광고를 처리해 전년 대비 10배 이상의 분석량을 기록했다. 기존 민원 접수 중심의 수동 단속에서 벗어나 즉각적인 적발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나이키는 테니스 폴로셔츠 홍보에 “지속가능한 소재”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제품이 최소 75% 재활용 소재로 제작됐다고 설명했으나, ASA는 해당 수치만으로 제품 전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지속가능한’이라는 절대적 주장을 뒷받침하기엔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ASA는 소비자가 ‘전체 공정이 친환경적일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받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슈퍼드라이는 “지속가능한 스타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지속가능 패션을 강조했지만, 실제로 지속가능하게 조달된 소재를 사용한 제품은 전체의 64%에 불과했다. ASA는 광고가 이러한 제한적 정보를 명시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모든 제품이 지속가능한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광고는 모호성·불명확성·증거 부족이라는 3가지 사유로 금지 조처를 받았다.

“친환경 표현은 명확성·근거 제시가 필수”… 업계 경고
ASA는 이번 결정에서 “환경 관련 주장은 반드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해야 하며, ‘지속가능한’과 같은 절대적 표현을 사용할 경우 강력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SA 그린 프로젝트팀의 저스틴 그림리 운영 매니저는 “소비자가 친환경 선택을 중시하는 시대일수록 광고주들은 더욱 명확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ASA는 “세 광고를 모두 금지하고, 향후 환경 관련 주장에서는 해당 근거와 의미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며 “또 ‘절대적 주장’에는 높은 수준의 입증 자료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업체들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적발은 패션업계의 그린워싱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로 평가된다. ASA의 AI 감시 시스템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유사 사례 적발 가능성도 높아졌다. 업계는 단순한 ‘친환경 문구’에 의존하던 기존 마케팅에서 벗어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고려한 포괄적 지속가능성 평가와 투명한 데이터 공개(예: 디지털 제품 여권·DDP)를 새로운 표준으로 삼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ASA의 그린 프로젝트팀 운영 담당자인 저스틴 그림리는 “사람들이 더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려는 경향이 커지는 만큼, 광고주가 환경 주장을 할 때는 분명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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